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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덩치 커지는데"…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하나

과방위, 22일 합산규제 다시 논의…2~3년 연장안 발의
"시장 정체에선 M&A 당연…경쟁제한"…미디어 시장 변화 고려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9-01-15 14:58

지난해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이하 합산규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회가 합산규제 연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다.

현재 유료방송업계는 통신사들이 케이블TV업체 인수에 나서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합산규제 연장 여부에 따라 인수합병(M&A)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합산규제가 자칫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과의 경쟁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및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는 오는 22일 3차 회의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관련해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법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1차 회의에서 합산규제 연장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합산규제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과방위 의원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나뉘면서 쉽게 결론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과방위에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유료방송 합산규제 연장안이 발의돼 있다. 추 의원 안은 2년 연장, 김 의원 안은 3년 연장을 담고 있다.

합산규제는 방송법 제8조 등에 따라 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을 합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을 넘길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2015년 6월 '3년 시한'으로 도입됐고 지난해 6월 27일 일몰됐다.

합산규제는 KT를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IPTV와 케이블TV에만 적용되던 규제에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을 포함, KT의 IPTV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를 합산해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합산규제 일몰로 KT스카이라이프는 규제를 받지 않고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다. 반면 케이블TV와 IPTV 사업자들은 시장점유율 규제를 여전히 받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수는 325만명으로 시장점유율은 10.19% 수준이다. KT IPTV 시장점유율은 20.67%(661만명)으로 두 회사 점유율을 합치면 33%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TV를 인수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실제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딜라이브(점유율 6.45%)를 인수할 경우 KT의 시장점유율은 33%를 훌쩍 넘는다. 케이블TV업계가 합산규제 유지를 주장하는 것도 이처럼 불공정한 이유에서다.

정부가 원하는 M&A 활성화를 위해서는 합산규제 일몰과 함께 점유율 규제도 없애야 불공정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 ⓒLG유플러스
현재 미디어 시장은 유튜브,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로 방송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맞서 통신사들은 그동안 성장이 정체됐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키우기 위해 미디어사업 강화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oksusu)' 사업 조직과 KBS, MBC, SBS 3사가 공동 출자한 콘텐츠연합플랫폼(POOQ)의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푹과 옥수수를 합쳐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키우고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푹의 유료가입자는 약 70만명(총 가입자 370만 추산), 옥수수의 총 가입자는 946만명 수준이다. 제로 레이팅 제공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SK텔레콤의 2700만 무선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확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케이블TV 인수에 대해 "관심 있다. 케이블TV업계가 힘든 만큼 우리와 스케일(Scale)을 만들어서 다음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LG유플러스도 CJ헬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유료방송 업체에만 합산규제를 적용하면 국내 미디어 시장이 유튜브, 넷플릭스 등에 대응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OTT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미디어 시장에 합산규제 도입은 국내 사업자의 경쟁력만 제할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케이블TV를 중심으로 인수합병 논의가 활발하다. 시장이 정체되면 M&A는 당연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합산규제가 일몰됐음에도 재연장을 논의하려는 것은 시장의 자연스런 경쟁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서는 유튜브 규제를 위한 법안도 발의됐다. 아무리 방송이 규제산업이지만 규제 보단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해 맞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