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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총파업 당일 국민은행 영업점…혼란 '없었다'

오전 일부 지역서 "옆 지점 가시라" 혼란 빚었지만, 대부분은 정상 운영
파업 첫날 문제없었지만…협상 지속 결렬 시 고객 불편 가능성 3월까지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1-08 16:35

▲ KB국민은행의 19년 만의 총파업이 진행된 8일 오전, 마포지역 거점점포에 한 고객이 들어서고 있다.ⓒEBN

KB국민은행이 19년 만의 총파업을 단행한 8일, 국민은행의 현장 영업점은 비교적 한산했다. 영업점에 '파업'을 알리는 문구도 찾아볼 수 없었다. KB국민은행 노사가 여전히 합의점을 모색하고 있는 날이었고, 이날 현장의 분위기는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페이밴드(호봉 상한제)·성과급 등을 놓고 노사가 대립하며 노조는 파업을 선언, 전날인 7일 밤 잠실 학생체육관에 노조원 1만2000명(노조 추산)이 집결하고 이날 파업까지 동참하면서 국민은행 영업점은 정상적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우려했던 혼란은 찾기 어려웠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방문한 국민은행 마포지점(비 거점점포) 현관문에는 '1월 8일 KB국민은행 총파업이 진행 중이나 저희 [마포 지점]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입니다'라는 정상영업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영업점 입구는 비장했지만, 객장 안쪽 상황은 '오늘은 저희가 특별히 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굳이 알리지 않으면 모를 만큼 평상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객장에 들어서는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번호표를 뽑아 들고 대기석에 앉았고 '19번 고객님'을 부르는 창구 직원의 목소리에도 차분함이 묻어났다.

부산스러움은 오히려 마포지역 한 거점점포에서 보였다. 이곳에서는 현관문 바깥에서부터 안내띠를 두른 직원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었고, 객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한 직원은 '오늘 저희가 파업이라…. 어떤 업무 도와드릴까요'라며 묻지도 않은 영업점 상황을 알렸다.

내친김에 적금 가입을 목적으로 창구 안내를 받아봤다. 창구직원도 오늘 영업점 상황을 알리며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지만, 업무처리에 문제는 없었다.

영업점 운영에 문제는 없어 보였지만 파업에 따른 직원 부재는 확연히 드러났다. 송금 업무차 방문했다는 고객이 '부재중 창구'를 보고 두리번거리자 창구 뒤쪽 자리에서 부지점장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이쪽으로 앉으시라'며 빈자리를 가리켰다.

이 거점점포 관계자는 "오늘 국민은행이 파업 중이라 실무자들이 영업점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직원들이 많이 안 나왔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실무자들이 전부 안 나왔다고 보면 된다"며 "다른 지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언질을 줬다.

오후에도 영업장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의도 영업부 지점에는 오전 내내 직원 대신 창구에서 고객을 맞은 '사과문'은 어느새 치워져 있었고, 지원 영업을 나온 듯한 직원이 앉아 있었지만, 한산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거점점포인 광화문지점(종합금융센터)과 비 거점점포 광화문역지점도 오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영업점 창구의 절반가량 '사과문' 혹은 '교육 중' 패가 올려진 채 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고객이 몰리거나 불평이 나오진 않았다.

광화문 인근 한 지점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새는 평소에도 고객들이 영업점 방문이 많지 않고, 서울 시내는 곳곳에 점포가 있기 때문에 고객 쏠림이나 혼란 현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고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점에는 직원 부재로 고객 불편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며 "다만, 파업 참가로 인원이 부족한 점포에는 비교적 인원이 충분한 타 점포에서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지역 비 거점점포에서는 오전 중 실무자 부재 현상에 영업을 진행할 수 없어 인근 점포로 고객을 돌리는 현상도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점은 오전 중 창구직원 부재로 고객을 받지 못했고, 대기순번표 기계도 꺼놨었지만, 오후 중 인근 점포 인력 지원으로 정상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은행 노조는 임단협 관련 노사 협상이 결렬되면서 8일 전격적인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참가 직원은 사용자 측 추산 전체 직원의 3분의 1인 5500여명, 노조 측 추산은 이보다 많은 9000여명이다.

국민은행은 파업에도 비상 경영체제 아래, 전국 1058개 전 영업점을 열고, 일부 영업점이 처리하기 어려운 주택구매자금 대출, 전세자금 대출, 수출입 기업 금융업무 등을 맡는 거점점포를 411곳으로 지정해 영업 차질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번 파업에 따른 고객 피해는 어느 정도 막았지만,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객 불편 가능성은 3월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또한 3차 2월26일∼28일, 4차 3월21일∼22일, 5차 3월27일∼29일 총파업이 차례로 예정돼있다.

한편 금융당국도 이번 KB국민은행 총파업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국민은행 노조 파업 관련 '확대 위기관리협의회'를 개최하고 "파업으로 인해 고객들의 금융거래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은행의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은행의 신뢰와 평판이 훼손돼 궁극적으로 주주, 경영진, 근로자 모두에게 손실을 초래한다는 것은 노사가 모두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