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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총파업, 국민은행 노사 대립 어쩌다…

성과급·페이밴드·점심시간 등 쟁점 모두 평행선 달려
투표 거쳐 1월 총파업 계획…소비자 피해 우려 비판도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8-12-26 13:14

▲ KB국민은행 노사 갈등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이 최종 결렬되면서 노조는 내년 1월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노사 갈등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이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내년 1월 초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24일 오전 10시부터 중노위의 2차 조정회의를 열고 약 8시간의 마라톤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협상 자리에는 허인 국민은행장을 비롯한 사측과 박홍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측이 모두 참석했다.

중노위 조정을 최종 결렬로 내몬 것은 성과급 규모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연장, 신입 행원 '페이밴드' 폐지, 점심시간 1시간 보장 등이었다.

최대 쟁점은 '연말 성과급 규모'로 전해졌다. 노조는 올해 국민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한 만큼 지난해 성과급(300%)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2조79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2조1750억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사측은 성과급 비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며 성과급 대신 보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실적이 연초에 정한 목표에 미달했고, 내년 은행의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사측은 매년 되풀이되는 성과급 다툼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ROE(자기자본순이익률) 10%를 기준으로, ROE에 연동하는 성과급 기준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임금피크, 페이밴드, 점심시간 보장 논의 등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점심시간 1시간 동안 PC오프제 시행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고객 불편이 우려된다며 휴게시간 1시간을 보장하는 것으로 대체하자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페이밴드 관련 논의도 평행선을 유지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2014년 11월 이후 입행한 직원들부터 페이밴드를 적용 중이다. 페이밴드는 일정 기간 안에 위 직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기본급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종의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다.

기존 임금 체계는 국민은행은 직급 승진과 관계없이 3년마다 호봉 등급이 상승하고, 이에 맞춰 기본급이 올라가는 구조로 돼 있지만, 2014년 11월 이후 입행 직원에 대해서는 일반직을 단일 직군으로 통합해 L0~L4 등 5개 직급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전면 폐지를, 사측은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페이밴드가 승진 유인을 극대화해 일의 능률을 높이고, 경쟁을 촉진하는 제도라고 보고 전 직급으로 확대 적용하고, 기존 5개 직급 임금을 10개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페이밴드가 승진 적체가 많은 은행 인사구조와 맞지 않은 불합리한 제도인 데다 '신입 행원에게 일방적으로 적용했다'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인사 적체로 승진 비율이 높지 않은 현 상황에선 기본급이 동결되는 사례가 속출해 직원들의 의욕만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와 관련해서 노조는 현재 기준을 1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부점장과 팀장급의 임금피크제 시작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부점장은 만 55세가 되는 월의 다음 월에 임금피크제가 시작되지만, 팀장급 이하는 만 55세가 되는 해의 다음 연도 초부터 시작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국민은행 노사는 쟁점 중 단 한 건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노조는 조정 기간 종료에 따라 곧바로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는 26일 서울과 수도권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27일 파업 찬반투표를 거친 뒤 가결될 경우 1월 초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파업 계획표까지 밝혔다.

실제 국민은행이 파업에 돌입한다면 지난 2000년 국민·주택은행의 합병 당시 이후 18년 만의 총파업이 된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회사와 우리 사회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모든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선언한다.선언한다"며 "지방에서 동력을 끌어올리고 여의도에서 집회할 예정이며 1월 초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총파업에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소비자라는 예상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파업이 시작되면 일부 점포는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자 장사' '채용 비리'로 가뜩이나 은행권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고액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총파업을 강행한다면 여론이 더 악화할 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노위도 결정주문을 통해 "국민은행과 같은 사회적 영향력이 큰 회사가 파업으로 가게 돼 안타깝다"면서 "파업 전까지 노사가 성실히 교섭해 파업까지 가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