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력 늘리면 기본금리(1%대)比 많은 우대금리(2%대) 제공
방카슈랑스 끼워 팔기…불완전판매 유도, 소비자피해 우려도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가운데 은행권이 연 4~6%대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상품은 가입한도가 작고, 최고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선 카드사용 실적과 급여이체, 보험가입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우대조건을 충족해야 된다. '미끼적금' '조삼모사 상품'이라는 지적도 피하기는 어렵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16일 최고 연 6%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여행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는 1.8%이지만, 우대금리를 4.2%나 얹어주는 상품이다. 가입금액한도는 월 50만원 이하다.
먼저 우리은행 첫 거래 고객이거나, 우리은행 입출식 계좌로 급여이체 또는 연금이체를 신청할 경우 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여기에 매월 공과금 또는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 출금 실적이 있을 경우 0.2%포인트가 추가로 적용된다.
이 상품에서 가장 큰 우대금리인 2~3%를 얹어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카드사용실적이지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작지 않은 부담이 따른다.
우리카드로 자동이체 실적 1건 이상 보유하면 0.5%포인트가 제공되며, 1년만기 상품 기준으로 우리카드 사용금액이 연간 1000만원을 넘을 경우 2%포인트를, 2000만원이 넘으면 3%포인트가 우대금리로 적용된다.
이 조건대로라면 연 6% 금리를 받으려면 월 50만원 이내로 적금하면서 우리카드로 한 달 평균 167만원을 소비해야하는 셈이다.
BNK경남은행이 내놓은 '카드플러스 적금'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기본금리 1.6%인 이 상품은 특정통장을 두 개 이상 보유하면 0.1%포인트, 신용카드 결제증가액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2.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대 4.2%를 제공한다. 가입금액한도는 월 30만원 이하다.
특정통장은 총 네 개로 △가맹점우대통장 △직장인우대통장 △자동이체우대통장 △공직자우대통장 중 2건 이상을 신규시점에 수수료 면제 조건에 충족할 경우 최대 0.1%포인트를 우대한다. 1건 만 충족 시 0.05%만 적용된다.
2.5%포인트를 얹어 받기 위해서는 신규 가입월 포함 향후 11개월간 당행 신용카드(당행 체크카드 포함) 결제금액으로 최대 900만원 이상을 사용하거나, 신규 가입월 전전월부터 과거 11개월간 당행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있어야 한다.
월 10만원씩 적금할 경우 300만원 이상, 월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적금 시 600만원 이상, 20만원 초과 30만원 이하 적금 시 900만원 이상을 써야한다. 단,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사용금액은 제외된다.
예를 들어 경남은행 카드로 연평균 500만원을 사용하는 A씨가 이달, 이 상품을 월 30만원 적립으로 가입할 경우 A씨는 내년 11월까지 900만원을 추가로 사용해야하는 셈이다.
사용실적으로 볼 때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월 30만원 적립 한도의 적금 상품치고는 까다로운 조건이란 반응도 적지 않게 나온다.
보험상품 판매를 유도하는 상품도 있다. OK저축은행이 내놓은 최고 연 4.9%짜리 'OK VIP 정기적금'은 당행 방카슈랑스에 가입할 경우에만 최대 2.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우대금리를 보험상품 연계하는 것에서 미끼상품의 흔적을 발견하기도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적금 상품은 적은 돈으로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은행 예금 상품으로 '절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우대금리 조건에 기존 소비력보다 더 많은 소비력을 요구하는 항목은 상품 성격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대신 보험상품을 가입하게 하는 영업행태는 불완전판매를 유도하고,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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