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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 화재, 보상만 있고 책임은 없다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12-07 10:39

지난달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이후 피해 복구가 한창이지만 책임론에 대한 문제는 조용하기만 하다.

KT는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점심시간에 피해지역 식당을 찾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3주간 광화문 KT빌딩 구내식당 운영도 중단하는 등 소상공인 달래기에 여념이 없다.

황창규 KT 회장은 사고 발생 5일 후 아침 사내방송을 통해 전 그룹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화재사고 복구상황을 설명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전 임직원의 결집을 강조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화재 발생에 따른 책임 문제나 반성은 없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대처가 미흡했다. 사고 원인을 찾기 보다는 여론 달래기에만 급급했다.

특히 유영민 장관은 사건 발생 이틀 후 황 회장 등 통신3사 대표들을 긴급 소집해 "KT는 복구와 피해보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질책했다.

유 장관은 화재 현장을 방문해서도 "같은 사고 발생에 대비해 통신3사 등 관련 사업자 간 우회로 등을 사전에 확보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원인이 KT에게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발언이다.

화재 이후 과기정통부는 오는 19일까지 통신사업자의 통신시설 관리실태를 특별점검하기로 했다. 중요통신시설, 통신구,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의 재난안전관리 실태 긴급 점검을 통해 통신재난 대응체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진작 실태 관리에 나섰다면 통신장애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김용수 과기정통부 2차관은 KT 혜화국사를 방문해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당시 김 차관은 "통신장비, 통신구 등 현장을 직접 점검하면서 통신장애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없도록 통신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특히 최근 빈발하는 화재 및 지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번 KT 아현지사 화재로 그의 말은 무색해졌다. 과기정통부도 할 말은 있다. 올해 국가안전진단 대상 통신국사 36개에 아현지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통신국사는 A, B, C, D등급으로 나누는데 A~C등급만 정부가 관리한다. D등급인 아현지사는 KT 스스로가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아현지사가 왜 D등급으로 분류됐는지 또 분류기준이 적합한지에 대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뒷북이다.

또 점검 및 관리 책임이 있는 KT는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먼저였어야 했다. 정부와 KT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 하면서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차후 화재에 따른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 장관과 황 회장에 대한 책임은 벗겨지겠지만 국민들로부터 잃은 신뢰는 되찾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