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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광주형 일자리’ 노동계 몽니에 청년 희망 꺾이나

노동계 입김에 오락가락 광주시…재계 "의지없으면 일자리 창출할 수 없어" 지적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8-12-06 11:00

광주형 일자리가 또 다시 좌초 위기에 처했다. ‘반값 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가 처한 처절한 경제 위기 속에서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시의 재활이라는 의지의 산물이다. 큰 그림에서는 현 정부의 숙원인 일자리 창출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광주시는 물론 정치권, 그리고 일자리를 바라는 국민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광주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대자동차에 손을 내밀었다. 현대차는 투자 타당성을 판단해 광주시와 손을 잡기로 했다. 광주시가 제안했던 ‘반값 임금, 임금단체협약 유예 조항’ 등으로 생산단가를 맞추기 어려운 경형 SUV를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쟁점인 임금단체협약 유예 조항은 매년 파업과 임금인상에 시달리는 현대차가 사업성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인 셈이다.

현재 평균 직원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는 현대차는 차량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자영업자들의 발인 포터는 손해를 보면서 팔고 있는 것이 현대차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준중형 이상의 차량을 ‘광주형 일자리’로 빼내 생산하기에는 사정이 녹록치 않다. 해외공장을 세우는 것도 노조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 광주 공장에서 경영SUV 생산하겠다고 하는데도 현대차 노조는 머리띠를 두르고 반대하고 있다.

타결직전까지 갔던 ‘광주형 일자리’는 다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광주시가 노동계의 입김에 또다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도 광주시가 임금과 단체협약 등의 주요 내용을 수정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전권을 위임받았음에도 노동계의 몽니를 또 받아들인 광주시의 줏대 없는 행동이 사안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다. 조인식이 열릴 예정인 6일 바로 전날에 안을 수정하더니 구렁이 담 넘듯 은근슬쩍 현대차와의 타결을 밀어붙이려했던 모양이다.

이것은 누가봐도 광주시의 비겁한 수다. 현대차가 사업성을 뒤로한채 정치권의 압력 때문에 투자를 감행한다는 것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다시한번 청문회에 서야할 불행이 초래될 수 있다.

‘임금 및 단체협약 유예’ 조항이 없으면 매년 반복되는 파업과 임금인상으로 ‘반값공장’은 허울뿐인 이름으로 전락한다. 현대차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광주공장에 경형SUV를 생산할 수 없어 결국 ‘광주형 일자리’의 실패로 귀결된다. 현 정부도 이를 다른 지자체로 확산하려는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매년 반복되는 파업과 임금인상을 경험했던 현대차로서는 이 요구가 마지노선의 요구일 수밖에 없다. ‘광주형 일자리’의 반값 공장이라는 명분이 당분간만이라도 지켜져 사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광주시는 노동계의 정치논리를 배제되고 철저하게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때문에 해법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광주시가 당초 내세웠던 ‘반값공장’이라는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한다. 노동계에 계속 휘둘리면 광주시의 지역 일자리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광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처럼만에 획기적인 발상으로 일자리 창출의 물꼬가 광주를 시작으로 틔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많은 청년들의 희망이 달려있다.

기득권을 가진 노동계가 불행한 청년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싸운다면 대한민국의 청년들의 미래는 암울해 진다. 때문에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는 단초다. 그동안 정치권의 기업 옥죄기식의 일자리 정책은 억지춘향격으로 자생력을 갖지 못해 단기간에 성과도 없이 끝났던 과거의 교훈으로 남았다.

정치논리와 노동계의 몽니가 아닌 ‘광주형 일자리’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돼 지속적인 ‘일자리 혁명’이 일어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