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8년 12월 17일 09:40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은행권, 퇴직 칼바람 쌩쌩…청년 고용 역풍

농협은행, 전년보다 76명 많은 610명 퇴직…국민·신한 줄줄이 계획중
"퇴직 비용 부담되지만, 당국 요청 무시 못해"…호실적에 부담은 '小'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8-12-06 10:44

▲ 정부 압박에 떠밀린 은행권의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기 시작됐다. 농협은행이 지난달 명예퇴직 신청 접수를 받은데 이어 여타 시중은행들의 연말 희망퇴직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연합

정부 압박에 떠밀린 은행권의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기 시작됐다. 농협은행이 지난달 명예퇴직 신청 접수를 받은데 이어 여타 시중은행들의 연말 희망퇴직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희망퇴직을 권장하는 분위기이다. 신규 채용 확대 요구가 먼저인 상황에서 올해 은행권의 인력감축 바람은 한층 매서울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지주 등 범 농협은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총 908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농협은행이 6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번 신청이 확정될 경우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규모는 지난해보다 76명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농협은행에서는 534명이 명예퇴직 짐을 쌌다.

KB국민은행도 희망퇴직 관련 사안을 노사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매년 12월께 희망퇴직을 실시한 만큼 올해에도 노사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달 중 희망퇴직을 실시할 전망이다.

현재 국민은행에는 올해 호실적을 기록해 좋은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원하는 시니어직원들이 많아 이달 중 노사협의 안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월에도 임금피크제 대상자 400명이 은행을 나갔다.

매년 부지점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온 신한은행은 내년 초에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심으로 퇴직 범위 등 세부 내용을 확정해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이 달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신한은행은 새 노조 집행부가 꾸려진 이후 희망퇴직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올해 초와 마찬가지로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할지 주목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 희망퇴직을 통해 퇴직한 직원은 통상 100여명에서 300여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초에는 7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연말 희망퇴직 계획은 없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8월 만 40세·근속기간 만 15년 이상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준 정년 특별퇴직 신청 접수를 받아 관리자급 직원 27명, 책임자급 181명, 행원급 66명 등 총 274명이 회사를 떠났다.

내년 금융지주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은 자본비율 부담으로 희망퇴직 실시 여부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민영화 이후 첫 희망퇴직으로 1011명이라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해 올해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은행권은 이미 지난해 희망퇴직 신청 대상을 확대했다. 당시에 신청자가 몰렸던 만큼 올해에는 더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의 희망퇴직 규모를 늘릴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퇴직 규모에 대해 다시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시중은행장과 만나 "은행들이 퇴직금을 더 주고 희망퇴직을 활성화해 청년들에게 많은 취업기회를 주길 바란다"며 "희망퇴직을 확대하는 은행에 보상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희망퇴직은 청년 고용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 위원장의 발언 직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공식 발표문을 내기도 했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희망퇴직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할 일이지 최 위원장이 참견할 일이 아니다"라며 "총 고용 확대를 고민하지 않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면 제자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은행권은 당국 주문에 따르는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위한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당국의 희망 퇴직과 신규 채용 확대 요구가 워낙 강력해 이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희망퇴직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액 연봉자가 나가고 신규채용을 하는 것이 은행에는 이득"이라며 "올해 실적도 좋은 상황이어서 퇴직금 규모 등 요건만 갖춰진다면 대부분 희망퇴직을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