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대 사상최대 분식회계 대우조선해양도 상장폐지 면해
'고의적' 결론나도 시장 충격·검찰수사 등 심사 절차 거쳐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최종 결과를 앞두고 있다. 고의 분식 회계로 결론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지만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거래정지 후 재개의 길을 걸을 공산이 크다. 사상 최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대우조선해양도 1년여의 개선 기간을 거쳐 결국 거래가 재개됐다.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최종 결과가 발표되면 금융감독원의 제재조치안을 제출로 시작된 심의가 6개월여 만에 일단락된다.
업계에서는 상장 폐지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은 4곳이다. 횡령·배임이 상장 폐지 사유였고 분식 회계 혐의로 퇴출된 적은 없다.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결론내릴 경우 관련자들은 검찰에 고발된다. 바로 다음 거래일인 15일부터 주권 매매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 심사 대상이 된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증선위가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판단해 검찰 고발·통보 조처를 의결한 경우, 또 위반 금액이 자기자본 대비 2.5% 이상인 경우 거래소는 즉시 상장 폐지 실질 심사에 착수한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충격과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 가처분 소송, 검찰 고발 시 수사 결과 등을 따져보게 된다.
앞서 대규모 분식회계로 논란이 된 대우조선해양도 상장 폐지는 면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금액은 5조원 규모로 사상 최대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년 3개월간 거래가 정지됐다. 1년간의 개선 기간을 거쳐 지난해 10월 30일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거래정지 기간 중 관리종목이 되면서 코스피200 지수에서 편출됐다. 당시 수천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대우조선해양 거래 중단 당시 4480원이던 주가는 10분의 1 감자로 4만4800원이 됐지만 30일 이상 거래가 중단됐던 주가는 기준가 대비 50~150% 범위에서 호가를 통해 시초가를 결정한다는 규정에 따라 2만2400원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거래 재개 첫날에는 장중 거래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17년 연간 당기순이익이 6년 만에 흑자전환하고 재무 안정성이 제고되면서 주가는 안정을 찾아가갔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은 한국항공우주(KAI) 역시 거래정지에 들어갔지만 일주일 만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 나면서 거래정지가 해제됐다. 거래 재개 당시 주가는 18% 급등했다.
고의적 분식회계가 아닌 단순 과실로 끝날 경우 제재 수준은 과징금 부과와 담당임원 해임 등의 가벼운 처벌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도 지정되지 않는다.
제재 수위를 결정할 쟁점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는지 여부다.
관계회사는 시장 가격인 지분법 가치로 평가를 받는데 이 과정에서 에피스의 지분 가치가 상승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도 함께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고의로 회계처리를 변경했다는 게 금감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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