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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정규직 전환 박차…진통 '여전'

"대표단 선출회의부터 공정하지 않아" vs "사실 아냐·해소된 사안"
"위법 가능성 있는 용역직 근로자에 대한 업무지시 있었다" 주장도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8-11-09 10:00

▲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인 IBK기업은행 내부에서 잡음이 여전하다.ⓒ연합

IBK기업은행의 정규직 전환 추진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이른바 비정규직 제로화의 실현이다. 하지만 지난해 논의 때부터 이어져 온 반대 목소리가 1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하다.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진통의 소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IBK기업은행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중이다. 일부 파견·용역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자들이 반대하고 있는 '자회사 설립' 방식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모양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미화·시설관리·경비 등 일부 파견·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최근 자회사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갖고, 연내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노·사·전문가 협의기구를 구성해 무기계약직(준정규직)과 기간제·파견·용역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전환을 추진해왔다. 이는 문재인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발맞추기 위한 조치다.

그 일환으로 기업은행은 최근 파견 운전기사 62명에 대해 60세 정년을 보장받고 파견업체에 제공한 비용에 추가 재원을 포함해 10% 한도로 처우가 개선됐다.

이에 앞서 창구텔러, 사무지원, 전화상담원 등 전문준정규직 3300여명을 대상으로는 승진, 이동, 교육 등 인사제도를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하는 처우개선도 진행했다.

현재 기업은행이 제안한 '자회사 설립' 방법은 용역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자회사를 설립하고 기존 용역회사에 지급하던 용역비를 자회사 정규직원의 처우개선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파견·용역 근로자들은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사실상 새로운 용역업체를 만드는 것에 그칠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용역 형태 운영에 따라서 용역 근로자들에 대한 업무지시로 위법 사항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기업은행에 용역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서에는 기업은행이 직접 지시를 할 수 없는 '용역도급계약'이라고 명시돼 있다. 기업은행이 고용한 용역계약자라도 직접지시가 아닌 용역관리자를 통한 간접지시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기업은행의 용역 근로자들은 계약조건과 다르게 직접지시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경우라면 근무 중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업무 지시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한 용역직 근로자는 "원청인 기업은행과 하청관계인 근로자 사이에 해서는 안되는 직접지시 및 불법업무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직접고용만이 해결책"이라며 "불법지시를 따르고 발생한 책임은 저희 근로자에게 떠안기는 구조는 자회사로 전환되도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논란은 자회사 설립을 결정한 협의체에 기업은행 사측은 노동자 대표도 포함돼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된다. 비정규직 일부에서 협의체 구성은 사실상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기업은행의 이들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 전환을 위한 '근로자 대표단' 선출회의부터 공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기업은행 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기업은행 측은 기업은행출자회사인 KDR한국기업서비스의 휴가 제한 기간에 선출회의를 실시해 근로자의 참여를 방해했다"며 "결국 참석률 2%대의 참석 인원으로 대표단을 선출했다"고 말했다.

또 "정규직 전환 회의에 배석된 외부전문가 3인 역시 기업은행을 대변해 자회사만 권유할 뿐 협의회 자리만 채웠다"며 "협의회의 근로자대표로 용역회사 소장급 관리자들이 참석해 협의의 공정성이 퇴색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투표방해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기업은행은 홈페이지 공고, 전국 영업점 및 본점 게시판 공지, 용역업체 SMS 발송 협조요청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충분한 기간, 소집공고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견·용역 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기업은행 노동조합 국장의 진행 하에 공정한 절차로 대표단을 선출했다"며 "용역 소장급 관리자의 대표단 선출은 대표단 선출회의 당시 참여한 근로자들도 인지한 사항이고, 그들 간의 충분한 논의 후 자체적으로도 해소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구성된 '노·사·전문가 협의기구'에서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정규직 전환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는 설명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공공연대노조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정규직 전환 방식은 간접고용 형태로, 또 다른 용역 업체를 만드는 것"이라며 "'자회사 방식을 채택할 경우 용역 형태의 운영을 지양하라'는 정부 가이드라인과도 부합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은행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모든 과정이 전환정책의 수립에서 집행까지 협치(協治)로 추진해야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책의 전반에서 노동계와 전문가들과 충분히 협의하면서 참여형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게 가이드라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