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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한경쟁 앞둔 LCC, 제 밥그릇 지키기?

  • 송고 2018.11.01 14:26 | 수정 2018.11.01 14:22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최근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는 긴장의 바람이 분다. 업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신규 사업자의 등장을 앞두고 시름이 깊다. 이들의 푸념이 시장 밖에서 보면 전형적인 '제 밥그릇 지키기' 행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속 안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르다.

국내 LCC 업계는 현재 6개의 업체가 경쟁하는 시장이다. 지난 2016년 에어서울의 출범 이후 신규 진입은 문이 닫힌 상태로 현재의 '리그'가 형성됐다. 국토부는 내년 1분기까지 신규 LCC 면허 발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플라이양양,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에어포항 등 4~5개 업체가 시장 진입을 원하고 있다.

LCC 업계는 최근 2~3년간 국제선 여객 수요의 성장세를 타고 폭발적인 성장은 기록했다. 올해 업계 1위와 2위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원 달성이 전망되며 하반기 고유가와 자연재해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이긴 하지만 나머지 업체들도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외형 성장에만 클로즈업해 신규 업체가 쉽게 장미빛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하나 둘 늘어난 지금의 LCC업계 역시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가장 후발주자인 에어서울의 경우 아직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어 안정화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섣부른 경쟁 유도는 장기적으로 업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기존 업체들의 지적이다.

현재는 업계 3위(지난해 연간 매출 기준)에 오른 티웨이항공 역시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성항공이 지난 2008년 경영난으로 운항을 멈추고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바 있고 부산, 영남을 기반으로 출범했던 영남에어 역시 자금난을 겪다 '하늘길'에서 조용히 퇴장하고 말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LCC업계의 실적 성장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경영 실적이 턴어라운드하고 궤도에 오른지는 오래지 않았다"며 "이제 업계가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고 본격적으로 내실을 다져야 할 때인데 신규 업체의 진입은 업계 전체의 경영 부실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LCC업계의 특가 경쟁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치킨게임'이 된지 오래고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신생업체가 규모 경제를 이룬 기존 업체와 가격 경쟁으로 맞붙긴 어렵다. 또 예비 업체들이 지방공항 위주의 경영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이미 기존 업체들이 관련 시장을 선점해나가고 있어 후발 신생 업체로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항공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인데 국토부가 항공산업의 진입 문턱만 낮추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신생업체의 생존과 경쟁을 위한 길을 터주기도 전에 덜컥 신규 사업자를 들이고 나면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을 게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항공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한다. 국내 항공 전문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신생 업체의 등장은 결국 업체간 '인력 빼돌리기'를 부추기는 꼴이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안전 문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LCC 업계의 높은 정비 이월율과 인력 부족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소비자의 편익은 단순히 낮은 가격 뿐 아니라 안전하고 제대로된 서비스를 누리는 데 있다.

지금으로서는 업계의 우려대로 신규 LCC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와 신생 업체의 부실 경영을 피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는 앞서 항공산업의 자유화를 거친 미국과 유럽에서도 결국 시장 경쟁에서 도태된 업체들은 다른 업체에 먹히는 인수합병이 거듭되며 경쟁이 완화되고 있는 추세만 봐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몇몇 업체에만 특권이 돌아가는 경쟁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LCC업계가 보다 건전하게 성장하고 그것이 결국 국내 소비자들의 편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보다 당국의 신중하고 준비된 접근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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