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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금융통' 안효준 국민연금 신임 CIO, 새 역사 쓸까

국내·외 자산 운용 경험 강점…'기금 수익률 향상·조직 재정비' 선결 과제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등록 : 2018-10-17 13:39

"홍콩·뉴욕·호주 등에서 18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어 글로벌 투자 감각과 영어구사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해외주식 투자 확대해서 수익률 높이는데 적임자다." 안효준 전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사장)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평가다.

안 전 사장은 지난 8일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단' 신임 기금운용본부장(CIO)로 영입됐다. 수장 자리가 공석으로 이어진지 약 1년 3개월여 만이다.

안 본부장은 부산대를 졸업하고 호주국립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서울증권(現 유진투자증권)에 입사하며 금융투자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호주 ANZ 펀드·다이와증권·대우증권·BEA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을 거쳤고 2011년에는 국민연금에 입사해 해외증권실장·주식운용실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는 교보악사잔산운용과 BNK투자증권 사장도 역임하는 등 금융 업무 이력을 쌓았다. 이번 후보자 공모부터 선임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사의 후폭풍이 적은 이유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용돈연금'·'주총 거수기' 오명 씻을까
▲ 안효준 신임 기금운용본부장(CIO).ⓒ국민연금공단
'용돈연금·주총 거수기…'

그동안 국민 노후 자금 64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을 대표해왔던 수식어다. 막대한 자산을 굴리며 주요 주주 지위에 있는 국민연금의 위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꼬리표다.

사실 그동안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 자금을 관리하는 위탁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연금 운용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집중하기보다는 대기업 재벌 승계에 국민 노후자금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며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정체성을 잃으면서 수익성은 대폭 악화됐다. 실제 국민연금은 올 들어 7월까지 국내 주식투자에서 10조원의 평가 손실을 볼 정도로 운용실적이 나쁘다. 특히 국내 주식 수익률의 경우 지난해 25.88%에서 올해 -6.11%로 고꾸라졌다.

이런 상황 탓에 연금 고갈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측은 현재 기금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수급자가 늘면 오는 2060년께는 기금이 고갈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업의 투명경영을 위한 방향타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주주총회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횡령·배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재벌 사주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 예민한 사안을 잘 다룰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러한 사안에는 기권하거나 중립 의사를 밝히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 '주총 거수기'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 것도 매번 반복돼왔던 이런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기금 수익률 향상·조직 재정비' 선결 과제
▲ ⓒEBN

이런 국민연금공단이 선택한 '구원투수'가 안효준 신임 본부장이다. 이렇듯 안 본부장을 향한 업계 안팎의 기대가 높은 만큼 그의 어깨는 무거운 상황이다.

더욱이 '자본시장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CIO 자리 자체의 무게감이 상당한 데다 권한에 비해 높은 전문성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까닭에 압박감 역시 크다.

우선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기금 수익률 개선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부진으로 해외투자처 발굴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역시 오는 2023년까지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15% 내외로 축소하고 해외 주식 투자를 30%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다행히 해외 투자 전문가로서 강점을 가진 안 본부장이 국민연금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업계 안팎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안 본부장 역시 취임사를 통해 "국내외 시장 변화를 살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 안정화도 시급한 선결 과제로 꼽힌다. 특히 국민연금이 전주로 이전하면서 핵심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 돈을 굴리는 핵심 인력들과 내부 전문가들의 퇴사 행렬이 이어지면서 지난 9월까지 퇴사한 기금운용직은 총 41명에 달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 본부장의 중립적이고 안정적인 성향이 자칫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주요 사안에 대해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뚜렷하지 못한 의사결정으로 국민연금의 방향성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