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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식의 여의株] 섬에서 20조 수출하는 산업

  • 송고 2018.09.17 11:36 | 수정 2018.09.17 14:08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신주식 금융증권부 차장.

신주식 금융증권부 차장.

경기가 좋을 때 국내 한 섬에서 연간 20조원 이상을 수출하던 산업이 있습니다. 이 섬에는 두 개의 큰 공장이 있고 이들 공장에는 각각 매일 5만명 안팎의 노동자들이 출근해 땀을 흘려왔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5년 전인 지난 2013년 거제에 조선소가 위치한 대우조선해양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은 14조5848억원, 마찬가지로 거제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연간매출은 14조834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양사의 2013년 매출액 합계는 29조4193억원으로 30조원에 달합니다.

외국 선사 및 오일메이저로부터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수주해 건조하는 사업이 주력인 만큼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어섭니다.

대우조선의 경우 잠수함 등 방산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있으나 삼성중공업은 방산이 없으며 현대상선을 비롯한 국내 선사들의 발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수준입니다. 자세히 살펴보진 않더라도 2013년 29조원 규모의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조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일 것으로 짐작됩니다.

글로벌 해운시장의 침체와 2014년 유가급락 이후 중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내 조선업도 일감이 줄기 시작했으며 대우조선의 경우 전임 경영진의 분식회계로 한때 회생절차까지 거론될 만큼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1018억원, 삼성중공업은 7조9012억원으로 양사를 합하면 19조원을 살짝 넘어섭니다.

지금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으로 인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한 때 이 섬에 자리잡은 두 개의 큰 공장으로 매일 10만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출근했습니다. 간단히 생각하자면 2013년 당시 1인당 연간 3억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셈입니다.

분식회계 사건으로 2015년 신고한 손실액이 이전 사업실적에 소급적용됐기 때문에 대우조선의 2013년 당시 영업이익을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9142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했습니다. 출근한 직원이 5만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1인당 연간 3억원 가까운 매출과 2000만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벌어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선업의 위기설이 부각되면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으로 인해 연간 20조원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던 거제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왔던 것은 거제의 관광산업 활성화입니다. ‘수주절벽’이라 불릴 정도로 유례를 찾기 힘든 경기침체에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조선소들이 위기를 겪었던 지난 2016년 거제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의회, 관련 업체들을 중심으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문득 궁금해져서 한 관계자에게 “조선업 접고 관광산업 활성화시킨다면 연간 어느정도의 매출과 외화수입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져봤으나 대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대우조선이나 삼성중공업보다 규모는 작지만 한때 통영에서 연간 조 단위의 외화를 벌어들이던 성동조선해양도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지금은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태이며 통영 역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를 중심으로 고민을 거듭하는 모양새입니다.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성장기에서 한때 전자, 자동차산업을 제치고 수출 1위를 기록할 만큼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맡았던 조선업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위축되면서 이제는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얼마 전 열린 간담회에서 “전통적인 제조업은 이제 한계에 달했으며 특히 조선업의 경우 중국의 추격 등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한국에서 제조업이 종언을 고할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 자동차산업단지 쇠퇴에 빗대어 ‘한국판 러스트벨트(Rust Belt)’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동걸 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기업이 성장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기업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이동걸 회장 역시 고민이 이만저만 많은 눈치가 아닙니다. 이동걸 회장은 간담회 중 “1조원을 지원한다고 하면 대기업의 경우 두어개 기업만 선정하면 되는데 이를 혁신기업에 지원하자니 한 100개 정도는 발굴해내야 할 것 같다”라며 “몇 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바라기는 힘들고 다음다음번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에는 일부 성과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까지 4차산업혁명과 혁신기업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핀테크 등 성장가능성 있는 산업 및 기업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등이 미국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나선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 수장들이 앞장서서 국내에서도 혁신기업을 발굴해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긴 한데...눈에 띄는 국내에서의 성공사례나 기업이 없다는 고민에 부딪혔습니다. 이제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발굴해서 지원하고 성장시켜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합니다.

분명 이제라도 서둘러 추진해야 하는 일이고 많은 고민과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수출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며 제조업에만 매달리는 우리나라 산업구조도 다변화를 위한 시도가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거제에서 관광산업을 육성하면 연간 벌어들일 수 있는 외화는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까요? 줄어드는 외화와 매출만큼 우리나라 경제도 뒷걸음치게 되는 것인지, 전통적인 제조업은 이제 버려야만 하는 산업이 된 것인지...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지금 고민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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