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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손보, 번 돈 까먹는 가축재해보험 '딜레마'

7월 24일까지 가축 225만 마리 폐사…최소 50억원 지급
상반기 순이익 205억원…매년 150~160억원 출혈 발생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18-08-01 11:00

▲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달 24일 충남 당진의 한 양돈 농가를 방문해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와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NH농협손해보험

가축재해보험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는 NH농협손해보험이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의 역할과 농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농협의 역할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분기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정책성 보험인 가축재해보험료 지급에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손보가 지난달 24일까지 폭염으로 인해 폐사된 닭과 돼지, 오리, 메추리 등 가축 총 225만6000여 마리에 대한 추정 보험금 125억원 중 지급해야 할 보험금 규모는 최소 50억원대로 추정된다.

정책성보험이란 공익적 목적으로 정부가 요구해서 보험사가 개발·판매하는 보험 상품을 의미한다. 정책성보험 중 하나인 가축보험은 자연재해, 화재, 질병 등에 따른 16종의 가축 피해를 보상해준다. 축산농가의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됐다. 농민이 내는 보험료는 정부가 50%, 지방자치단체가 30%가량을 부담한다.

가축 피해가 발생했을 때 농협손해보험이 농민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40~60% 수준이다. 보험 상품의 보험금 지급 책임을 보장해주는 코리안리와 같은 재보험사에 출재해 지급 보험금의 40~50%를 분담한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저희는 기본 40%, 많을 때는 60%를 부담한다"며 "40~50% 사이는 재보험자가 부담하며 지급 보험금이 커지면 엑셀보험(초과손해액 재보험)을 통해 재보험자가 부담하는 비율이 좀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총 125억원에 달하는 보험금 규모에서 NH농협손보는 50~75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8월에 이르면 이 보험금 규모는 수백억원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손보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5억원이다. 가축재해보험 단일상품에 대해 순이익의 상당부분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NH농협손보가 합산한 가축재해보험의 보험금 지급액은 2016년에는 280억원, 2017년에는 29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재보험을 통해 리스크 분산이 이뤄진다 해도 NH농협손보는 매년 150~160억원의 출혈이 가축재해보험에서 이뤄지고 있다.

손실을 줄이기 위한 뾰족한 방법은 없다. 폭염 등의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적인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가축들이 이에 버틸 수 있는 내성이 커지지 않는 이상 피해 발생이 불가피하다. 올해 7월 31일 밤까지 7월 폭염일수는 15.5일 수준으로 1973년 이후 2위에 올랐다. 지구온난화에 기인한다. 기상청은 "폭염이 매년 정례화,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농민이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정보험료를 조정하고 있고, 농민들에게도 폭염이 발생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한다는 예방활동도 전개하고 있다"며 "폭염이 급작스럽게 늘어난 데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농협이 안게 되면 회사 경영에도 문제가 있으니 재보험사를 통해 리스크를 헷지하고 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보험 측면에선 그 정도"라고 말했다.

NH농협손보의 딜레마는 금융사로서 재무적 이윤의 추구와 국내 농업인 대부분이 가입한 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중시해야 하는 '숙명'을 동시에 껴안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또 이는 정책성보험으로 정부가 '독려'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사 임의로 판매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가 어렵다. 그러나 손해액이 날로 늘어나는 만큼 정부와 가축재해보험의 보험요율을 조정하는 협의는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정책보험에서 농민들에게 수익을 바랄 순 없고 손실이 났을 때는 다른 장기, 일반보험을 많이 취급하고 있는데 여기서 일정부분 손실을 메꿀 수 있는 구조로 가야한다"며 "농업보험은 이익보단 농민을 위한 본연의 사업이기 때문에 적정수준의 보험료와 보험금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상품구조를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요율 조정을 시사하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조정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손해율이 적정관리 범위 내에 있어 정부와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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