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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까톡] 자가용이 사치인 세대

  • 송고 2018.07.29 00:17 | 수정 2018.07.29 00:19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신주식 금융증권부 증권팀장.

신주식 금융증권부 증권팀장.

최저임금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 최저시급이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재계 뿐 아니라 소상공인들도 거센 반발에 나섰습니다.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한 2019년 월급은 174만5150원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직후 자유한국당은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올리면 전체 근로자 2024만명의 25%인 500만명의 임금을 올려야 한다”며 “일자리 감소와 물가인상으로 서민들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월급생활을 하는 노동자 4명 중 1명은 한 달에 150만원을 조금 넘어서는 월급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서는 전체 임금근로자 2007만4000명 가운데 41.7%의 지난해 하반기 월급이 200만원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용노동부에 전달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보충의견을 통해 “최근 5년간 임금상승률 3%대, 물가상승률은 1%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만 급격히 인상돼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실질적 부담이 급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부동산114는 서울 아파트가격이 ㎡당 2400만원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59㎡ 기준으로는 14억1600만원, 85㎡ 기준으로는 20억4000만원을 웃도는 금액입니다.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값도 대부분 3억 중반을 훌쩍 넘어섭니다.

최저임금과 집값 관련기사가 부쩍 많아지면서 어릴 때의 기억도 떠오르곤 합니다. 1980년대 중반, 좋아하던 주말TV 프로그램을 기다리다보면 항상 주택복권 추첨이 먼저 방송됐습니다. “준비하시고~쏘세요!”라는 멘트와 함께 진행되던 당시 복권 추첨방송에서 1등 당첨금은 500만원이었습니다.

심부름을 종종 다녔기에 당시 담배가격이 500원이었다는 것이 기억납니다. 이와 함께 짜장면 가격과 이발소에서 이발하는 비용이 600원, 버스요금은 100원 정도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받는 월급은 20만원을 조금 넘어섰으며 당시 20평이 조금 안 되는 잠실의 한 아파트 가격은 300만원 또는 그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30년이 흘러 요즘 짜장면은 6000원, 버스요금은 1000원을 조금 넘습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에서 받는 첫 월급은 200만원을 넘기도 하고 어떤 회사에서는 그렇게 많이 줄 수 없는 형편이라고도 합니다.

30년 동안 짜장면값과 이발비용, 버스요금, 월급 등이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10배쯤 오른 듯합니다. 이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25평 아파트의 가격은 현재 얼마 정도면 적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30년 전 ‘자가용’은 어느 정도 먹고 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이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소나타가 출시됐으며 그랜저도 비슷한 시기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반공교육 책자에서는 북한의 비인간적인 노동착취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북괴는 동포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해 어린이들을 탁아소에 보내고 엄마까지도 ‘천삽뜨기운동’이나 ‘천리마운동’ 같은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방향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는 모르겠으나 30년 동안 물가와 월급이 열배 정도 오르는 사이 아파트값은 100배 이상 올랐습니다. 이제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도 출근하는 일상이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이 됐으며 어린이집과 유치원, 방과후 수업 등으로 하루 종일 부모와 떨어져 있는 아이들의 일상 또한 익숙해졌습니다.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하나 이상 키우겠다는 용기를 가지기엔 요즘 부모들의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외벌이로 아이를 키우면서 ‘자가용’을 굴리고,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는 직장인이 많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분명 30년 전보다 성장했는데 임금노동자의 하루하루는 그렇지 못합니다.

한 다국적 생명보험회사가 23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삶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이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1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한국은 꼴찌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3549세대, 35세에서 49세가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요즘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는 나이가 서른 중반 정도라고 하니 결혼하면서부터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은 현실의 벽을 절감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 입시생은 100만명 수준이었습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IMF와 IT버블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의 30대는 IMF 못지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당연한 현상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생아수는 35만8000명으로 40만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올해 1~5월 출생아수는 14만5300명에 불과합니다. 결혼을 포기하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2세를 갖지 않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서른 전후의 젊은이들을 만나는 것은 일상적입니다.

물가와 임금 상승폭 대비 아파트값 상승폭을 비교해보면 ‘자가용’은 사치이며 결혼과 2세를 갖는 것 또한 사치라는 생각이 결혼 적령기 세대들에게 만연해지고 있습니다.

분명 지금의 30대와 40대는 30년 전의 30~40대에 비해 취직부터 무엇 하나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의 2세가 직장을 구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30년 후에는 지금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쉽게 구하고 결혼과 아이를 키워가는 것도 여유롭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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