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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의 브랜드]스타벅스에 몰리는 이유 알 것 같다

  • 송고 2018.07.27 10:00 | 수정 2018.07.27 09:01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스타벅스 매장은 항상 손님이 많다. 핵심상권에 있는 매장이든, 상권에서 좀 떨어진 매장이든 항상 앉을 자리를 구하기 힘들 정도다. 커피전문점을 잘 가지 않는 나로선 스타벅스에 고객이 몰리는 이유를 알 수 없었고 그게 너무 궁금했다. 주변인들에게 물어봤지만 '편해서' '맛있어서' '눈치 볼 필요 없어서' 등 두리뭉실한 답변 뿐이고, 속 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그런데 폭염이 절정을 이뤘던 지난 일주일, 평소보다 커피점을 자주 가게 되면서 스타벅스에 고객이 몰리는 이유를 어느 정도 체득하게 됐다. 그 이유가 일반적이진 않더라도 최소한 나는 앞으로 다른 브랜드보다 스타벅스 매장에 더 많이 가게 될 것 같다.

서울 집 근처에 있는 지하철역 안에는 커피전문점 매장 수 1위 브랜드의 매장이 단독으로 들어서 있다. 유동인구가 꽤 많은 역이어서 장사가 제법 잘 될 것 같은데, 정반대로 손님이 거의 없는 것이 늘 의아했다.

며칠전 지인을 기다리기 위해 그 매장에서 아이스커피를 주문하고 테이블에 앉았다. 손님은 나 혼자였고, 점원도 한명이었다. 노트북을 켜고 못다쓴 기사를 쓰고 있는데, 주방에서 '달그락 달그락' 설거지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소리가 좀 크긴 했지만 참을만했다.

갑자기 '쨍그랑~' 소리가 크게 났다. 설거지한 그릇을 바닥에 놓친 것 같았다. 놀라긴 했지만 아직 참을만했다.

하지만 소음은 계속됐다. 선반 문을 세게 닫는 소리, 무거운 의자를 끄는 소리, 무언가를 계속 정리하는 소리 등 듣기 거북한 정도의 소음이 계속 들려왔다.

이쯤되니 점원이 나한테 화가 난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잘 쉬고 있는데, 내가 그 휴식을 깨버려서 화가 난건가'. 물론 점원이 그런 생각을 했을리 없겠지만, 손님이 있는 상황에서 거북할 정도의 소음을 내는 점원의 행동은 나에게 별의별 생각을 다 하게 했다.

20분후, 만나기로 한 지인이 매장에 왔다. 지인이 더웠는지 음료를 시키려하자 나는 급히 말렸다. 다른 곳에서 더 맛있는걸 사주겠다며 얼른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다짐했다. 다시는 이 매장에 오지 않기로.

며칠 후 취재를 마치고 이동 중에 햇볕이 너무 뜨거워 눈 앞에 보이는 커피전문점으로 피신했다. 매장 수 3위인 유명 브랜드 매장이었다.

1,2층으로 돼 있는 꽤 큰 매장이었지만, 카운터와 주방에는 점주로 보이는 중년 남자 한명만 있었다. 왠지 만들기 간단한 음료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스커피를 주문했다.

못다쓴 기사를 쓰려고 콘센트가 있는 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1층에는 콘센트가 보이지 않았다. 음료를 받은뒤 2층에 올라가 봤지만 역시 콘센트는 없었다. 매장에는 아예 콘센트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몇몇 손님들도 콘센트를 찾아 매장을 두리번 거렸다.

어쩔 수 없이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기사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더워진 느낌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부채질을 하는 이들이 보였다. 에어컨 바람세기가 약해진 것 같았다.

음료를 먹으니 아랫배에 신호가 왔다. 매장에서 화장실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벽 안내문을 보니 열쇠를 들고 건물 내에 있는 공용화장실을 사용하라고 쓰여져 있었다.

화장실은 남여 공용이었다. 막 더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절대 깨끗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게다가 형광등도 켜지지 않아 안은 껌껌했다. 매장에 오래 앉아 있고 싶지 않아 음료를 다 먹은 뒤 바로 나와 버렸다.

최근 일주일 사이 기자가 실제 겪은 사례다.

위와 같은 불편함을 스타벅스 매장에선 겪어보지 않았다. 기자가 가 봤던 스타벅스 매장들은 모두 직원이 친절했고, 노트북을 쓸 수 있도록 콘센트가 여러개 준비돼 있었으며, 실내공기는 쾌적했고, 화장실은 청결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일주일 전만해도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많이 가는 이유가 약간의 허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리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스타벅스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어느 매장을 가든 기본적으로 맛이 있고, 편하며, 점원 눈치 볼 것 없이 소파나 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의 충실함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것은 프랜차이즈가 연속성을 갖는데 있어 절대적 요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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