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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까톡] 금리, 얼마까지 알아보셨어요?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8-06-24 00:01

▲ 신주식 금융증권부 증권팀장.
금융감독원이 최근 9개 국내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 점검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을 가졌습니다. 인력상의 한계로 일부 은행에 대해서만 조사했으나 그 결과는 은행창구를 찾는 금융소비자들의 불신을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금감원에서는 특정 은행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몇몇 은행 지점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은행명을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은행 직원이 대출받는 고객의 소득을 축소하거나 담보를 제출했음에도 이를 누락시키거나, 심지어는 전산시스템에 규정된 것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적용함으로써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부당하게 수취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문제가 확인된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부당하게 수취한 이자의 환급을 검토하고 있으며 해당 지점 직원의 고의성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은행이나 지점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그동안 없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전세 또는 작지만 내 이름으로 등록된 방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서, 수시로 위기상황에 봉착하는 월급통장을 구제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대출을 받고 마이너스 통장을 만듭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각 은행이 정하는 가산금리가 더해져 금융소비자의 통장에서 빠져나갑니다. 기준금리야 한국은행이 발표할 때마다 기사로 나오니까 알 수 있지만 가산금리는 은행의 목표이익률과 사업전략이 복잡하게 뒤섞여 일반인은 들여다봐도 이해하기 어렵고 은행에서 공개하지도 않습니다.

“신용카드 하나 만드시죠. 0.1% 우대해 드립니다.”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가산금리로 더해진 이자비용을 카드 하나 신청하면 제시한 금리만큼 낮춰주는 우대금리를 통해 은행은 카드 고객을 하나 더 확보합니다.

우대금리에도 직원의 실수가 개입될 요소는 있습니다. 은행의 내규나 시스템에서 제시하는 가산금리보다 숫자를 더 써넣기도 하듯이 우대금리에서 숫자를 더 낮게 써넣더라도 소비자는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은행의 모습입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대출 약정 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만을 알려주지 말고 부수거래 우대금리까지 명시한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동안 가산금리는 많이들 신경 쓰고 그랬지만 우대금리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고 은행 내부적으로도 우대금리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금감원의 지적입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직원의 손가락 위치에 따라 우대금리 숫자가 달라질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한 만큼 앞으로는 각 은행별로 우대금리를 얼마까지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될까요? 각 은행별로 산정하는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알게 되면 소비자들의 발길이 많아지는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이 생길 것입니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라는 말을 은행 창구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소득수준과 신용도, 대출규모의 차이로 인해 사람마다 금리도 다르게 적용되는 만큼 은행 창구가 휴대폰 가게처럼 영업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금감원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금감원의 이번 조사로 인해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표시되는 금리도 좀 더 알아보기 쉽게 개편되고 은행들은 금리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에 들어갔습니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겠으나 대출이 필요할 때 어느 은행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 손쉽게 확인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소비자의 선택은 명확합니다.

“어머, 다른 지점에 확인해보니까 고객님이 지적하신 부분이 맞네요. 제가 이 부서 온지 얼마 안돼서 아직 잘 몰라요.” 은행 창구의 직원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어본 기억은 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주위에 물어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은행의 투명성을 높이고 문서로 명문화해 소비자에게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제시하는 시대가 빨리 오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은행들은 더욱 노력해야 하겠지만 은행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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