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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화장품 매장 막내 직원 A씨

  • 송고 2018.06.20 08:29 | 수정 2018.06.20 08:36
  • 임태균 기자 (ppap12@ebn.co.kr)

새끼손톱으로 뇌의 주름을 긁적인다. 스물 셋.

화장품 매장에서 막내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A씨의 아침은 단조롭다. 기계적으로 잠자리를 정리하고 TV 전원을 누른다. 잠시 침대 겸 소파에 앉아 종아리와 팔뚝을 꾹꾹 눌러본다. 차다. 석곽 같은 원룸 단칸방을 향해 온 몸으로 밀어오는 동안 얼음장 같은 남자의 언어가 그녀의 몸에 박혔으리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앞서 경영자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용노동부에 6개월 동안의 계도기간을 요청했습니다."

TV 속 아나운서의 말에 따라 그녀가 "그러게요"라며 의미 없이 중얼거린다. 남의 외모를 가꾸며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 A씨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근무시간이 줄었다.

구체적으로 A씨의 출근시간은 4시간 늦춰졌다. 아침에는 둘째 직원이 홀로 출근하여 재고를 정리한다. 크로스 체크를 위해 A씨가 함께 진행했던 일이지만 앞으로는 손님이 없는 시간에 틈틈이 확인해야 한다. 재고가 일치하지 않는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크지만 A씨는 딱히 방법이 없다. 틈틈이 재고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크다.

A씨와 함께 출근하는 매니저의 얼굴도 밝지는 못하다. 매출과 연동됐던 매니저의 장려금은 25% 가량 낮아졌다. 아직 매출에 변동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아르바이트생을 뽑는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장려금이란 이름이었지만 사실상 수당이었던 점은 고려되지 않았다.

A씨도 월급이 일정부분 낮아졌다. 다만 시간 외 수당 형태로 상당 부분이 보전되어 월급이 30% 이상 줄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감 시간이 특정되지 않아 진행됐던 포괄임금제도 근무시간 단축과 함께 없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둘째 직원과 매니저의 불안한 모습을 보며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이지 않는 것이 걱정되는 지점이다. 지금까지는 직영 매장에서 경력을 쌓고 대리점이나 중간관리직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 주변의 의견이다.

A씨는 취미 활동을 위한 아침 모임을 시작하기로 했다. 화장품 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원을 알아봤지만 일정에 맞는 강좌가 없어서다. 시간을 활용한다는 것이 아직은 조금 어색하지만 주어진 부분에 있어 맞춰나가야 한다는 것이 A씨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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