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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쌍용인 62명의 시너지, 남북경협 신화 아닌 실화로

동해공장 1020만톤 중에 북평공장 70% 출하 '유연탄 공급'
비성수기 시멘트 수출 대체…남북경협시 북평이 전진기지로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8-06-07 06:00

▲ 쌍용양회 동해공장 전경


"‘4조 3교대’로 총 62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권오달 쌍용양회 북평공장 부장)

‘작은고추가 맵다’ - 근무인원이 적다고 절대 무시해선 안 된다. 이들이 쌍용양회 동해공장 전체 생산량의 70%가 넘는 출하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공장은 단일공장 세계 최대 규모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에서 생산하는 시멘트반제품인 클링커 생산량만 연간 1120만 톤. 이 곳에서 생산된 약 800만톤의 클링커가 '해룡(海龍)'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북평공장까지 이송된다.

북평공장에는 클링커를 파쇄, 곱게 빻은 시멘트 완제품을 만드는 6기의 시멘트 분쇄기(시멘트 밀)를 보유하고 있다. 시멘트가 없어서 못 팔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었던 지난 2년간 건설경기 호황 당시, 클링커가 아닌 시멘트 완제품이 이송돼 전국 9개 연안기지로 출하되기도 했다.

지난 1일 북평공장을 통해 연간 800만톤 중 3분의 2는 시멘트 전용선박을 통해 전국 연안기지로 운반되고 있었다.

쌍용양회는 강원도 묵호, 포항을 비롯해 울산, 부산, 창원, 대불, 군산, 인천, 제주까지 전국 9곳에 연안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국내 5개 시멘트사(쌍용양회, 한일시멘트(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한라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중 연안권 동해공장과 내륙권 영월공장을 보유한 국내 대표 시멘트사로, 해안사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 쌍용양회 북평공장에 정박한 시멘트전용선

쌍용양회 이외 해안사로는 삼표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의 한 가족이 된 한라시멘트가 있다.

해안사의 최대 강점은 전용선박으로 시멘트를 대량 수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철도파업 당시 확연히 다른 강점을 보여줬다.

지난 2016년 호황기 철도파업으로 철송(철도운송)이 마비됐을 당시에도, 쌍용양회는 해송(해상운송)을 통해 전국으로 시멘트를 납품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쌍용양회 동해공장은 위기에 빛을 발한다. 통상 동절기에 접어들면 자연히 사일로 내부에 시멘트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쌍용양회의 경우 국내 수요가 줄어 나머지 시멘트사들이 전체적으로 킬른의 가동률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사이, 사일로(시멘트 저장고)에 남는 재고를 해외로 수출할 수 있었다.

해안사 중 가장 많은 최대 16척의 전용선을 보유한 쌍용양회는 미국, 칠레, 말레이시아, 가나 등 전세계 8곳에 시멘트를 납품한다. 해마다 연간 300~400만 톤을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

국내 시멘트 가격이 시멘트 수출가격 대비 높아 수출 규모는 평균치를 유지하지만 고객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시멘트 내수 수요가 안 좋았던 지난 2011년에는 513만톤의 시멘트를 수출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쌍용양회 북평공장 사일로에는 시멘트 재고가 쌓일 일이 없다.

쌍용양회 북평공장 내외부의 경계는 무척이나 삼엄했다. 입구에서부터 경비대의 신분증 검사 등 절차를 마치고 나서야 기자들의 북평공장 출입이 허용됐다.

북평공장에서는 미국 포틀랜드로의 출항을 위해 '포트 얼라이스(Port alice)'호가 출항을 앞두고 있었다. 아울러 시멘트 생산의 핵심인 유연탄이 이곳을 통해 동해공장으로 이송되고 있었다.
▲ 시멘트 생산에 분주한 쌍용양회 동해공장

쌍용양회는 호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경쟁력을 따져보고 유연탄을 수입한다. 연료비 절감을 위해 러시아로부터 유연탄을 공급받기도 한다.

김창원 동해공장 생산기술팀장은 "무조건 싸다고 러시아산 유연탄만 들여올 수는 없다"며 "쌍용양회는 '양질의 시멘트' 생산을 위해 호주산 유연탄 등을 골고루 섞어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쌍용양회가 지금까지 국내 시멘트업계를 어떻게 이끌어 왔는지에 대해 이 한마디로 모든 의문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쌍용양회 근로자들의 애사심과 자긍심은 북평공장 투어를 끝마칠 때쯤 확연히 드러났다.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 근무시간을 제쳐두고 TV 앞으로 모이게 만들었던 4.27 남북 정상간 만남을 기자 역시 잊지 못한다. 남북 경협과 관련된 기사를 쓰는 내내 시멘트업계 홍보팀들 생각이 가장 먼저 났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도 손꼽아 기다려왔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시멘트는 남북경제협력 재개 시 최고 수혜주로 주목받는다. 업계 일각에서는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으나 쌍용양회 동해공장과 북평공장 투어 이후 쌍용양회가 왜 시멘트업계 대장주이자 남북경협 최고 수혜주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쌍용양회 근로자들 또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인호 쌍용양회 관계자는 "북한에 수해가 났을 당시 쌍용양회의 시멘트가 전용선에 실려 북한에 공급된 바 있다"며 "북한의 상황을 잘 알 수는 없으나, 쌍용양회를 중심으로 국내 시멘트사들이 건설경기 불안감 속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양질의 시멘트 생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남북경협 시 쌍용양회는 시멘트공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