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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증거 vs 결정적증거… '삼바 회계' 팽팽한 긴장

삼바 "내부 증언이나 이메일 등 결정적 증거 미확보"
금감원 "정황 증거 만으로도 충분히 행정처분 가능"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8-06-04 14:45

▲ 정황증거를 제시한 금감원과 '결정적 증거 미확보'를 주장하는 삼바 간의 대립각이 선명하다. 금융당국 일부에서는 구체적인 증거나 진술이 없어도 이미 드러난 정황으로 미뤄 행정처분이 가능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EBN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 넘어가면서 금융감독원과 삼바 간에 대립각이 팽팽하다. 감리위원회가 어느 쪽 편도 들지 않으면서 고의적으로 분식 회계를 했다'는 금감원과 '국제 회계 기준을 준수했다'는 삼바 간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4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열린 3차 감리위원회에서 감리위원들은 삼바 분식회계 논의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이날 공방에서 판단을 못 내린 감리위는 일단 오는 7일 열릴 증선위로 공을 넘겼다.

삼바 측은 “내부 고발자의 증언이나 이메일과 같은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분식회계로 몰아간 금감원을 지적했다.

이에 반해 금감원 관계자는 "결정적(직접) 증거 없어도 정황과 경험칙으로 분식회계가 인정되면 행정당국(금융위)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며 "어떤 목적을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회계방식을 채택했다는 정황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에서 논쟁이 가장 크게 붙은 사안은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 문제다. 바이오젠의 콜옵션(지분을 늘려 공동 경영을 주장할 권리) 행사 가능성에 대한 해석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삼바는 2012년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85대15 비율로 공동 투자해 신약 개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젠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삼바는 사업실적이 좋은 경우 바이오젠이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49.9%로 늘릴 수 있다는 내용의 콜옵션을 내세웠다.

지난 2015년 말 바이오에피스가 국내에서 새 복제약 판매 승인을 받은 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 삼바는 바이오에피스 가치 평가 방식을 장부 가격(2900억원) 기준에서 시장 가격(4조8000억원) 기준으로 상향해 반영했다.

삼바 관계자는 "당시 바이오젠이 콜옵션으로 지분을 늘리려고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고 콜옵션을 행사하면 삼성과 바이오젠의 지분이 거의 똑같아져 공동 지배하게 되기 때문에 국제 회계 기준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삼바의 자회사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근거가 빈약하다"며 "삼바는 2015년 당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명확한 근거를 갖고 있지 않았고 가능성이 현실화됐을 때 회계에 반영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삼바의 분식 회계 여부 최종판단은 증선위에서 이뤄진다. 관련업계에선 증선위가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하고 있다. 오는 7일 이 사건에 대한 첫 증선위가 열린다.

한편 이번 논란을 두고 금융위와 금감원의 입장이 미세하게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정치권의 요청에 따라 특별감리를 시작해 분식회계 결론을 도출했다.

만약 분식회계로 결론나면 금융위가 난처해질 수 있다. 사안의 책임이 비상장사에 대한 감리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하도록 한 금융위에 있는데다 삼바를 위해 상장 규정을 완화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감원 주장이 뒤집힌다면 '감독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질타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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