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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케이뱅크, 규제 완화 없이 자본확충 어렵다

차은지 기자 (chacha@ebn.co.kr)

등록 : 2018-06-04 10:33

▲ 차은지 기자/경제부 금융팀ⓒEBN
케이뱅크가 최근 이사회를 열고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증자 결의로 당장의 고비는 넘겼지만 케이뱅크는 앞으로도 자본 확충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지난 4월 열린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5월 내에 최소 15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1500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려 했으나 일부 주주사가 참여를 확정짓지 못해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뚜껑을 열어 본 케이뱅크의 유상증자는 가까스로 1500억원을 성공시켰다. 케이뱅크에 앞서 카카오뱅크가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한 것과 대비된다. 신주 발행 규모는 보통주 2400만주, 전환주 600만주 등 모두 3000만주로 신주 발행에 전환주가 포함된 것은 일부 주주사 불참에 따른 실권주를 주요 주주사가 인수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최대 10%로 제한한 은산분리 규제가 케이뱅크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자본금만으로는 주택담보대출 같은 다양한 신상품 출시가 원천적으로 어려운데다 주주도 20여곳에 달해 계속되는 자본확충에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케이뱅크 이사회 내부에서는 금융자본 주주에 지분 50%를 넘겨 자본확충의 돌파구를 찾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본인 KT가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는 대신 일반 금융권에서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금융주력자를 유치해 은산분리로 증자 참여가 제한적인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현행 법규로는 산업자본인 KT의 추가 증자가 불가능해 외형성장을 뒷받침할 자본력을 갖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1000억원 규모의 1차 유상증자에 성공한 뒤 5000억원 규모의 2차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규모가 3000억원에서 다시 1500억원으로 축소됐다.

증자 일정 역시 수개월 지연됐다.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도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인터넷은행은 산업자본의 은행지분을 10%에서 34∼50% 늘리는 것을 전제로 출발했다. 하지만 해당 조건이 무산되면서 돈줄이 막혔고 국제기준 재무건전성 맞추기에도 빠듯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 프로세스 IT화와 서비스 혁신을 통해 기존 금융산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현재는 규제의 벽에 막혀 가입자, 예·적금, 대출 등 주요 영업지표 증가율이 일제히 둔화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이 1년만에 사그라들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이 과감한 초기 투자와 튼튼한 자본력으로 강한 메기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현 정부는 정치권은 은산분리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시절 은산분리법 완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자본금 부족 문제는 은산분리법 완화와 같은 정책적 지원이 아니라,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심성훈 행장의 "케이뱅크 측이 요구하는 것은 은산분리 원칙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간을 열어달라는 것"이라며 "어떤 사업이든 일정 규모의 자본을 갖춰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의 주장은 정치권과 당국의 벽에 부딪쳐 메아리로만 남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라도 말로만 금융혁신을 내세우지 말고 은산분리라는 규제 완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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