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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휴먼에러③]케이프증권 주문실수 62억 "일년 이익 40% 증발"

잊을만하면 주문실수..케이프, 거래상대방에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제기
착오주문인지 알고도 거래 참여한 경우 계약취소한 대법원 판례에 '주목'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8-05-30 17:26

▲ 잊을만 하면 파생상품 주문 실수가 터진다. 케이프투자증권도 그런 경우다. 케이프증권은 지난 2월 코스피200옵션을 시장가격에 크게 밑도는 가격에 매도하는 주문을 해버려 62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2012년의 한맥투자증권과 같은 사고다. ⓒEBN,연합뉴스

한국이 IT강국이라지만 증권가 첨단 시스템은 휴먼에러(Human Error)를 여전히 막지 못한다. 고도로 훈련된 금융사 직원들이 잘못 입고된 수백억대 주식을 매도해버리고, 잊을만하면 터지는 파생상품 주문 실수는 증권사를 파산 상태로 내몰았다. 입력 오류가 화근이 된 이들 사고는 금융권 대표적인 인재(人災)다. 이성과 비이성이 뒤얽힌 인간은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인간’이 만드는 휴먼 에러를 줄이고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들여다본다.[편집자주]

잊을만 하면 파생상품 주문 실수가 터진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2월 코스피200옵션을 시장가격에 크게 밑도는 가격에 매도하는 주문을 해버려 62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2012년 발생한 한맥투자증권과 같은 사고다.

손실 규모를 파악한 케이프증권은 현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거래상대방을 대상으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거래상대방은 외국인 투자자. 이들로부터 손실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하지만 상대방의 주문 실수를 알고도 거래에 참여한 투자자의 계약을 무효화한 대법원의 판례가 있어 소송 결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소송중인 케이프투자증권이 거래 상대방이 주문 실수를 감지하고도 사들이는 정황을 입증한다면 승소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주문 실수를 알고도 거래에 참여한 이들의 이익을 무효화한 대법원 판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직원이 선물 매수 주문을 하면서 소수점을 누르지 않는 실수를 한 사건이 그랬다. 직원 A씨가 주문 가격 ‘0.80원’을 ‘80원’으로 잘못 입력한 것을 알고도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등이 넣은 매도 주문 계약이 그대로 체결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동양증권을 상대로 2011년 10월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냈다. 법원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서울고법은 “동양증권이 매수 주문 가격이 80원이라는 것을 확인, 주문자의 착오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단시간 내 여러 차례 매도 주문을 내 거래를 성립 시켰다.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결정을 그대로 인용했다. 대법원은 "주문 착오를 알고도 거래 상대방이 '약탈적 주문'을 한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통상적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직원의 주문 실수로 거액의 손해를 입게 되면, 곧바로 구제 절차를 밟는다. '실수로 주문했으니 무효화 해달라'고 거래 상대방에 요청하는 것이다.

금투업계에서는 이같은 요청을 되도록이면 받아주는 것이 관례로 통용된다. 한맥투자증권의 주문 사고 당시 거래소 중재로 열린 증권사 임원회의에서 “어느 증권사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므로 한맥증권 입장을 이해하자"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440억원 상당의 해당 결제대금을 거래소에 회원사들이 쌓아둔 기금으로 충당했다.

이 일로 부채가 자산을 311억원 초과하게 된 한맥증권은 2014년 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영업정지와 경영개선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경영 개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위는 2014년 12월 금융투자업 인가를 취소하고,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케이프증권의 손실액은 지난해 순익(150억원)의 41.3%인 62억원 수준으로 추산돼 올해 실적에 부담을 안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관련 손실을 1분기 실적에 반영했다"며 "다른 부문에서 수익이 나 순손실을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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