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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식의 여의株] 욕심과 관운

  • 송고 2018.05.15 11:45 | 수정 2018.05.15 11:45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신주식 경제부 증권팀장.

신주식 경제부 증권팀장.

2016년 여름, 모 그룹의 한 계열사를 이끌고 있던 A 대표는 직원들을 만나면 인사말을 하듯이 “난 올해까지만 일하고 퇴직한다”는 말을 던졌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사업이 부진해지던 시점에서 수장이 된 A 대표는 재임기간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와 이로 인한 인력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끌어왔습니다.

대표이사로 부임하기 불과 4~5년 전만 하더라도 이 기업의 주력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지만 언제까지라도 이어질 것처럼 보였던 그런 호황은 일장춘몽처럼 사라지고 후배 직원들에게 희망퇴직과 급여삭감의 당위성을 설명해야 하는 현실은 A 대표의 어깨 위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대표이사 취임은 사람 욕심대로 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임기가 만료된 대표이사직을 떠나는 것은 욕심대로 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해 가을 그룹 오너가 검찰조사로 불려가면서 정기인사가 미뤄졌으며 퇴직하고 한동안 집에서 좀 쉬고 싶다던 A 대표의 욕심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듬해 생산현장에서 창사 이후 최악의 인명사고가 발생하며 이전까지 임직원과 주주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던 A 대표는 방송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습니다.

다른 계열사의 B 대표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었으나 내심 연임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즘 세상에 나이 60이 됐다고 퇴직해서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젊었고 열정적으로 추진해왔던 사업들도 본인 손으로 마무리하면서 그 성과를 바라보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룹의 인사정책으로 인해 정년을 채운 경영진과 임원들은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으며 또 다른 계열사의 C 대표가 B 대표의 뒤를 이어 기업을 이끌어가게 됐습니다.

C 대표가 새로 취임한 기업은 A 대표가 이끌던 기업과 달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기업의 실적도 이에 부응했습니다.

그동안 보여준 능력과 성과에 비해 관운이 없다는 평을 들어왔던 C 대표였던 만큼 지인들은 아낌없는 축하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날벼락이란 예상할 수도 없는 시기와 장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날벼락이라고 불리나 봅니다.

아직 축하인사를 받고 있을 시기에 한 직원의 어이없는 전산실수와 이를 이용한 몇몇 직원들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C 대표가 새로 이끌어가게 된 기업은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물론 위에서 표현한 내용은 해당 기업의 해명일 뿐 정말 단순한 전산실수와 모니터에 표시된 숫자를 보고 불나방처럼 덤벼든 일부 직원들의 일탈행위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한 의심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한 기업을 대표하므로 대표이사인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성과에 대해 인정을 받고 모든 잘못에 대해 비판과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받습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이 항상 사람 욕심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처럼 ‘관운’이라는 것도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해 보입니다.

이야기를 하고 보니 위에 예시한 기업들이 모두 같은 이름을 갖고 있네요. 가지 많은 그룹에 이제는 좀 더 공정해질 것을 요구하는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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