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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공적자금도 차별하는 한국지엠 일자리

  • 송고 2018.05.14 16:07 | 수정 2018.05.14 16:07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공적자금 8000억원 투입해 정규직 일자리 지켰지만 비정규직은 정리될 운명

하소연도 못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 경영정상화 단계들어서자 "문제해결" 촉구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안전문제' 기자회견 취소

한국지엠이 위기를 넘기고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 산업은행은 7억5000만달러(약 8000억원)을 출자하고 제너럴모터스(GM)는 기존 대출금 약 28억달러를 출자전환하는데 이어 신규 대출금 28억달러(약 3조원), 8억달러(약 9000억원)는 출자전환 조건부 대출로 투입키로 했다.

산업은행은 신규 자금을 출자하는데 따른 비판여론을 의식해 GM의 ‘먹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비토권’, ‘10년간 체류’ 등에 대해서도 GM의 확약을 받았다. GM은 그 의지의 일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를 한국에 신설하기로 했다.

GM과 산업은행의 신규 투자 등으로 수년째 적자인 한국지엠이 내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내년 흑자전환 목표 달성을 위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했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산업은행과 한국 정부, 노동조합 및 협력사 파트너들과 함께 임직원을 포함한 회사, 나아가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될 경영 정상화 방안의 토대를 마련해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은 한국지엠 노사의 임단협 합의였다.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이어 2500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퇴직자들에게 주어지는 퇴직금은 통상임금의 2~3년치의 위로금과 2년치 학자금, 자동차 구매비 1000만원 등 1인당 2~3억원 정도다.

노조는 2018년도 임금인상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 및 복리후생 축소 등을 받아들이며 노사간 임단협이 타결됐다. 이를 통해 회사 측은 당초 비용절감 목표치인 6000억원 안팎을 아낄 수 있게 됐다.

‘노사정’ 합의로 위기를 넘긴 한국지엠이 14일 오전 10시 경영정상화 계획을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회견장에 난입해 기습시위를 하면서 결국 기자회견은 무산됐다. 배리 엥글 GM 총괄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등의 안전문제가 취소 배경이 됐다.

그동안 법정관리 위기로 자신들의 처지를 하소연할 수도 없었던 이들이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 단계로 진입하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사내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60여명을 지난 1월말 해고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인천지방법원에서는 모든 공장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이번 경영정상화 방안에도 비정규직 불법 사용문제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항의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근로자는 부평공장 1200여명, 창원공장 600여명, 군산공장 100여명 등으로 파악된다.

부평 조립2공장이 현재 가동률이 40%로 하락했고 7월부터는 캡티바 생산이 끝나면 말리부 1개 차종만 생산하게 돼 1교대로 전환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은 정리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지회는 부평 1공장의 비정규직 인력은 1공장보다 많은 상황인데 2공장 정리 후 1공장도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원들은 희망퇴직금을 신청하면 1인당 2~3억원이라도 받고 떠나지만 이들은 소리 소문 없이 회사를 떠나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지엠이 벼랑 끝에서 동아줄을 잡고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 당장은 비정규직 문제를 껴안을 여력은 없어 보인다. 정부도 한국지엠의 회생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소외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신분이 정해져 있는지, 한국지엠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있어 남의 일로 치부해 ‘강건너불구경’할 뿐이다.

법정관리행을 막기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결단을 단행했던 STX조선 노조가 그래서 위대하다.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등 인적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대신 무급휴직과 임금삭감, 상여금 삭감을 채권단에 역으로 제안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GM을 국내 자본을 빨아먹는 다국적기업이라는 ‘공공의 적’ 프레임을 씌워 법정관리 위기 속에서도 양보 없이 투쟁을 지속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GM이나 정부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자신들의 밥그릇만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어느 곳에도 하소연할 수 없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10일 산업부와 GM, 한국지엠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인데 이어 오늘 기습시위를 가졌다.

한국지엠이 회생의 관문을 겨우 넘어 이들의 목소리를 모두 안아낼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위기를 넘은 만큼 이들의 하소연에도 귀를 기울여야할 때다. 이들도 한국지엠 노조원들과 다르지 않은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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