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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문의 산업만평] 개성공단의 평양냉면

  • 송고 2018.04.30 15:56 | 수정 2018.04.30 16:02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약 11년 전인 2007년 2월 8일 기자는 난생 처음 북한 개성 땅을 밟았다. 남북경협사업 상징인 개성공업지구에서 패션기업 S사의 2·3공장 준공식 및 기업설명회에 취재차 참석한 자리였다.

행사 다음날 'made in 개성' 시대를 알리는 뉴스가 국내 거의 모든 매체 1면을 장식했다.

당시만해도 분단 60년만에 남한의 자본·기술·투자, 북한의 토지·노동력이 결합된 남북 최초 대규모 투자사업으로 주목받았다. 더불어 민족화합의 초석을 다지고 평화지대로 발전할 개성공업지구의 역할에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개성공단은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제고와 북한의 경제발전 등 공동번영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2000년 8월 개발합의서가 체결돼 2003년 6월 1단계 건설이 시작됐다. 본사업은 2004년부터 추진됐다.

설립 당시 인건비가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며, 생산제품 품질이 우수하고 근로자와 원활한 언어소통, 저렴한 물류비용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2년 전인 2016년 2월 입주기업들은 짐을 채 꾸리지도 못한 채 쫓기듯 공단을 빠져나와야 했다.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 실험을 이유로 개성공단 철수를 전격 결정했기 때문.

2016년 5월 입주기업 160여곳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통일부를 상대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의 위헌성과 피해를 따져 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현재 이 사건을 심리중이다.

개성공단 폐쇄 2년여가 흐른 지금 다시 재가동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으로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다시 전력이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실시한 '개성공단기업 경영상황 조사'에 따르면 개성공단 과거 입주기업(101개사 응답) 중 96%가 "재입주 의향"이 있다고 표명했다.

개성공단 재입주 희망 이유로 전체의 79.4%가 '개성공단이 국내·외 공단 대비 우위 경쟁력 보유'를 꼽았다. 개성공단의 경쟁력 우위 요소로 '인건비 저렴·인력풍부'(80.3%)를, 개성공단 재개 시점은 전체의 98%가 '현 정부 임기 내 재가동 될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현 정부의 '한반도 新경제지도 구상'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예로부터 개성상인(開城商人)은 송상(松商)으로 불리며 독특한 상술과 상업경영으로 이름을 떨쳤다. 개성은 조선 후기에 청나라와 일본 간 외국무역을 주도한 곳이기도 하다.

개성상인이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협동정신이 강하고, 근면하며 신용을 잘 지켰으며, 시세를 살피는데 남다른 능력을 지녔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우리나라 상업사에 한 축을 담당했던 개성에서 남북이 손을 맞잡았다가 놓쳤지만 이제 다시 그 끈을 이으려한다. 단순히 경제적 효용성과 정치공학적 논리보다 그 이상의 평화와 화합의 가치가 녹아있는 지역이라는데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11년 전 개성공단에서 평양냉면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어린 입맛에 슴슴한 꿩육수와 질긴 면발을 삼키지 못하고 뱉어냈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개성공단을 찾아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 그 냉면의 맛이나 가격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를 느끼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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