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8년 10월 20일 15:47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신주식의 여의株] 귀를 기울이면…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8-04-23 10:00

▲ 신주식 경제부 증권팀장.
통계청을 비롯한 정부부처는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1만2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2월 10만4000명에 이어 2개월 연속 10만명 초반대에 그친 것은 2016년 4~5월에 이어 거의 2년 만입니다.

이와 같은 통계를 두고 정부는 기저효과를 지목하고 있으나 현장직 노동자를 비롯해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직군의 고용위기는 기저효과만으로 설명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직군별로 보면 팍팍한 하루하루를 견뎌내야 하는 국민들은 늘어가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15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선업계를 보면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가 결정된데 이어 STX조선해양도 성동조선의 절차를 밟을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인건비 감축안이 최저시급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고민이 깊어졌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습니다.

얼마 전 프레스센터에서는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연대기금 조성 선포식’이 열렸습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주도한 이번 행사에는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 인사들과 함께 윤경은 KB증권 사장과 이동열 노조위원장 등 금융업계 대표이사 및 노조위원장이 나란히 참석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나는 곧 우리’라는 뜻의 아프리카 코사족의 말인 ‘우분투’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 선포식을 계기로 금융업계 노사는 올해부터 3년간 기금을 출연해 공익재단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입니다.

노사정위원회 위원장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해 이번 선언에 함께 하고 기업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들이 나란히 앉아 기금 출연을 약속한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하지만 궁금해서 슬쩍 물어봤습니다. 기금이 많이 모이면 어디든 쓰일 데가 있긴 할 건데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요?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입니다. 기금을 모으면서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재단 출범을 준비하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고민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일자리 창출이 수십억 또는 수백억원의 기금을 모아서 그 기금을 전달해 주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이미 해결됐고 사회적인 이슈도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만큼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것을 알면서도 선포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의 말들이 귓가에 남아있지 않은 것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선언적인 멘트가 전부였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행사장에서 열심히 귀를 기울여봤으나 귓가에 남는 이야기는 없는 것이 현재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일 수도 있습니다. 귓가에 남는 이야기들은 앞으로 열심히 논의하고 만들어가야겠지요.

서른 즈음의, 현재 열심히 사회에 적응해가고 있는 회사 후배와 대학 후배들을 떠올려봅니다. 군대 다녀오고 나니 IMF가 터지고, 결혼을 1년 앞두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은 저의 지난 20년도 쉽지 않았지만 저의 10년 전, 20년 전을 지나가고 있는 어린 후배들을 보면 녹록치 않은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 어린 친구들이 또 다른 IMF, 또 다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 친구들보다 열 살 또는 스무 살 많은 기성세대들은 각자의 어깨에 놓인 무게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 친구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함께 고민할 때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SPONSO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