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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까톡] ‘오너리스크’만 없어라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8-04-22 00:00

▲ 신주식 경제부 증권팀장.
“삼성증권이 ‘유령주식’ 사건으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대한항공의 ‘오너리스크’가 기업 입장에서 더 힘든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석에서 만난 한 증권사 관계자의 이 말은 ‘오너리스크’가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의 도덕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분위기에서 기업 오너의 ‘갑질’은 연일 언론에서 중요하게 다룰 만큼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회의 중 음료수 컵을 집어던진 사건이 불거지면서 그동안 묵묵히 조 전무의 ‘갑질’을 감내해왔던 대한항공 직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외신에서조차 ‘Gapzil’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재벌(chaebol)’이 외국에서 일반명사가 됐다는 사실과 겹치며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조 전무의 ‘갑질’을 시작으로 4년 전 발생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다시 거론되고 있으며 그동안 숨겨졌던 한진그룹 오너가의 ‘갑질’에 대한 전·현직 직원들의 폭로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은 더 이상 ‘갑질’을 용납하기엔 우리 사회가 성숙해졌다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음료수 컵을 던졌을 뿐이지만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시총은 수천억원이 사라졌고 직원들의 폭로 속에 한진그룹 오너들이 개인적인 물품을 대한항공 항공기로 몰래 반입해왔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오너가 음료수 컵만 던지지 않았다면 지금 아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언제고 밝혀지고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일들이 오랜 기간 숨겨질 수 있었던 현재의 시스템에 대한 반성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증권가를 돌아보면 지난해 초대형IB를 꿈꿨던 삼성증권 역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검찰 수사로 인해 초대형IB로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다시 경영일선에 나선 시점에서 ‘유령주식’ 사태가 터지며 삼성증권의 초대형IB에 대한 꿈은 더욱 멀어지게 됐습니다.

증권시장에서는 기업의 실적을 비롯해 시장과 사업에 대한 전망, 순이익 대비 주가 비율 등 다양한 지표들을 바탕으로 투자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당장 이번 주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오는 5월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 외부적인 변수도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언제 어느 순간 터져 나올지 모르지만 한 번 터지면 수습이 불가능한 ‘갑질’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