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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조선업 점검①]중, 내수·저가로 배채워

자국 선사 발주 30만DWT급 이상 벌크선 수주량 대부분 차지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8-04-18 16:17

▲ CSSC 조선소 전경.ⓒCSSC

극심한 일감부족 현상이 올해도 여전한 가운데 중국 조선업계가 벌크선을 비롯한 유조선을 중심으로 한국보다 싼 가격에 자국 뿐 아니라 해외 선사들로부터 신조선박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일반 상선을 비롯해 아직도 한국과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선박 수주를 위한 무분별한 저가 입찰을 지속하고 있어 업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3월 글로벌 발주량은 186척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국 조선업계는 척수기준 한국(52척)과 일본(25척)을 합친 것보다 많은 78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통상 선박 발주가 이뤄지지 않아 비수기에 해당하는 1월에도 중국은 글로벌 발주량(90척)의 절반 가량(44척)을 쓸어담았다. 1월 한국이 17척의 선박을 수주한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한국보다 많은 선박을 수주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으나 중국의 수주 성과는 한국을 비롯한 경쟁국들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수주 행진에는 자국 선사들이 발주한 벌크선과 해외 선사들로부터 한국 대비 낮은 선가에 일감을 확보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코스코의 자회사인 COS(China Ore Shipping)를 비롯한 중국 선사들은 칭다오베이하이조선 등 자국 조선업계에 1월 한달간 '발레막스'로 불리는 10척 이상의 30만DWT급 VLOC(초대형광탄운반선) 발주를 단행했다.

같은 기간 대만 선사인 유밍(U-Ming), 차이나스틸익스프레스(China Steel Express) 역시 발레막스를 비롯한 소형 벌크선 수십척을 발주했다.

특히 이들 선사는 자국 금융사인 ICBC(ICBC Financial Leasing) 등과 브라질 철광석 메이저인 발레(Vale)로부터 25년에 걸친 철광석 장기운송계약을 확보하고 자국 조선업계를 대상으로 발레막스 발주에 나섰다.

이처럼 자국 금융권의 강력한 선박 금융지원 및 발주지원에 힘입어 일감을 따내고 있는 중국 조선사들은 한국 선사들을 상대로 한국 대비 낮은 가격에 도크를 채우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다롄조선은 SK해운으로부터 VLOC 2척을 수주했다. 다롄조선은 선박가격으로 척당 7800만달러를 제시하며, 같은 크기의 선박을 한국 조선업계보다 수백만달러 낮은 가격에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이 에이치라인으로부터 VLCC를 척당 8000만~8200만달러 수준에 수주한 것을 감안하면 400만~600만달러의 손실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중국 뉴타임스SB는 한국 선사인 팬오션으로부터 6척의 VLOC를 수주했다. 척당 7409만달러에 계약이 체결됐음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보다 500만달러 더 싼 가격에 계약을 따낸 셈이다.

벌크선 뿐만이 아니다. 유조선 시장에서 중국 보하이조선은 쿠웨이트 선사인 KOTC(Kuwait Oil Tanker Co)로부터 7900만달러 수준에 계약을 따내면서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초대원원유운반선(VLCC)의 시장가격은 8150만달러 수준으로, 선박평가기관인 베셀즈밸류가 평가한 한국의 평균가격은 8240만달러로 중국 조선업계(8000만달러)보다 200만달러 이상 높았다.

지난해 5월 삼성중공업은 그리스 캐피탈 마리타임(Capital Maritime)으로부터 8490만달러에 VLCC를 확보한 반면 중국 다롄코스코는 자국 코스코시핑(Cosco Shipping)으로부터 8000만달러에 선박을 확보했다.

지난해 5월 VLCC 선박가격이 8000만달러에서 11월 8100만달러로 100만달러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가격차를 짐작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계가 외형적으로는 많은 선박을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국으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한국 조선업계보다 낮은 가격에 선박들을 수주하며 도크를 채워가고 있다"며 "한국은 수주가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가 이하의 수주는 되도록 자제했으며, 선박가격이 상승 중인 현 상황에서는 더욱 원가 이하의 수주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한국은 중국보다 수주금액에서는 앞서고 있다"며 "이는 한국이 고부가치선을 중심으로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환경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이상 중국은 머지 않아 선박 건조에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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