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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안 나가요…입주폭탄發 '전세절벽' 본격화

4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 2만7542가구
수도권 전년比 100% 이상 물량…역전세난 공포 확산

서호원 기자 (cydas2@ebn.co.kr)

등록 : 2018-04-11 14:50

▲ 서울의 아파트 단지 전경.ⓒEBN
#.1 서울 반포구 인근 한 아파트를 세 놓은 60대 김영순(가명)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5월 초 전세계약 만료로 2억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빼줘야 하지만 전세 임대가 석달째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올해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세입자가 예년같지 않다. 김씨는 일단 급한대로 전세와 매매를 동시에 내놨는데 만기 내 빠질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2 결혼 후 7년 만에 내집 마련에 성공한 40대 김승환(가명) 씨는 요즘 생애 첫 내 집이 생겼다는 기쁨은커녕 걱정만 산더미다. 계약한 아파트 대금의 잔금치 시기를 얼마 남지 않은 전세계약 만료일로 정했는데 집주인이 도무지 전세가 나가지 않는다며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말만 해서다. 김 씨는 이러다 잔금을 못 치러 이사도 못 가고 집이 날아가는 것 아닌가 매일 노심초사하고 있다.

올해부터 대출 부담이 커지고 입주물량 과잉까지 겹치면서 역전세난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작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역전세난이 서울 전세 인기지역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역전세난이란 아파트, 오피스텔 등의 공급이 단기간 대량으로 쏟아져 수요자보다 공급물량이 초과하게 되고, 자연스레 전세가가 하락하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전셋값 하락, 급매물 증가, 매매가 하락 순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아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에서 집주인들이 세입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신규 아파트 공급 증가로 전세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이달 전국적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최근 가격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에는 전년보다 100% 넘는 물량이 쏟아져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전국에서 2만754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수도권 1만11가구, 지방 1만7531가구다. 특히 수도권에는 지난해 동월(4949가구)대비 무려 102%(5062가구) 증가한 1만11가구가 쏟아진다. 올해 1분기(1~3월) 입주물량은 5만5982가구로 지난해 같은기간(1만173가구)대비 86% 증가했다. 1분기 입주가 증가한데 이어 이달에는 이보다 더 많은 물량이 집중되는 셈이다.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으나, 지난 2~3년 전부터 본격화된 부동산 호황이 공급과잉이라는 부메랑으로 돼 돌아온 셈이다. 결국 넘치는 공급에 역전세난 문제는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론이다.

서울에서는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416가구가 4월경 입주한다. 이밖에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595가구(6월) △잠원동 신반포자이 607가구(7월) △반포동 래미안 아이파크 829가구(8월) △반포동 반포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751가구(9월) △송파헬리오시티 9510가구(12월) 등이다.

이중 하반기 최대 규모인 송파헬리오시티 입주로 일대 전세시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송파구 S공인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주변에 크게 공급이 시작되면 전세 물건이 많아지므로 역전세난이 이어지고 전세값이 하락한다"며 "실제 지난 2008년 잠실엘스, 리센츠, 파크리오 1만5000여 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주변 일대가 역전세난으로 몸살을 앓고 전셋값이 1년 만에 1억원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전세시장은 새 아파트 공급과 전세 수요 감소로 서울, 수도권 모두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이 0.05% 떨어졌으며 신도시(-0.07%)와 경기·인천(-0.04%)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각종 규제로 인해 재건축 사업이 위축될수록 강남 입주난은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또한 수요가 감소한데다 연말까지 경기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가 이어져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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