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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한국지엠 교섭 재개 실마리 찾나

부도 신청 10일 앞두고 8차 교섭 일정 조율 중
현장 조합원 교섭 재개 목소리 높아져 겉돌던 교섭 쟁점 본격 협의 기대감도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8-04-10 00:01

▲ 한국지엠 부평공장ⓒ네이버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한국지엠이 10일 생산직 임금을 지급키로 한 가운데 노사가 교섭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꼬여있는 임단협 타결의 실마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가 8차 임단협 교섭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7차 교섭 이후 공전을 거듭하다 부도 신청 예정일인 오는 20일을 불과 10일 앞둔 시점에 양측이 교섭을 위한 자리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10일 오후 1시에 교섭을 열자고 제안했지만 사측은 노조의 입장변화가 없는 이상 교섭에 의미가 없다는 내부 입장으로 노조의 진정성을 파악하고 노조와 날짜를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젬 카허 한국지엠 사장이 제시한 3월말 임단협 잠정합의 시점을 넘긴 뒤 노사의 대립 양상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2018년 임금동결’과 ‘2017년 성과급 포기’ 등의 내용이 담긴 노조안을 5차 교섭에서 제시했다. 이를 받아든 사측은 노조안을 수용하고 복리후생비용 등 비급여 절감안 등을 담은 사측안을 6차 교섭에서 노조에 전달했다.

노사 양측의 요구안이 마련돼 7차 교섭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발도 진전시키지 못하고 결렬됐다.

‘복리후생비용 축소’라는 쟁점에 대한 노사간 이견을 좁혀야함에도 노조가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실사 후 임단협 교섭이라는 전제를 내세우고 있어 ‘비용절감’이라는 본격적인 협상에는 아예 접근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사 임단협 교섭 자리에 노조 집행부와 함께 군산공장 지회장과 정책실장 등도 참석하고 있어 군산공장 문제의 해법이 없는 이상 교섭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군산공장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남은 670여명의 직원에 대해 정리해고가 아닌 다른 해결책을 통해 노조의 군산공장 폐쇄 철회 요구를 교섭의 장에서 떼어내야만 실질적인 대화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도 양측의 입장차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가 군산공장 폐쇄 철회 등의 요구를 굽히지 않을 경우 8차 교섭도 겉돌 수밖에 없다.

다만 노조 집행부가 교섭을 제의한 배경에는 현장 조합원들이 회사를 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교섭에 나설 것을 집행부에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란 시각도 있다.

때문에 8차 교섭에서는 쟁점인 복리후생비용 절감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생산직 임금 복리후생비 제외 지급...부품사 협력 대금 지급도 우선순위

교섭 재개와 함께 한국지엠은 이날 생산직 월급을 차질 없이 지급한다. 다만 자가운전 보조금(유류비), 학자금 등의 일부 복리후생비용는 함께 지급하지 않고 사내 현금 사정을 보면서 48시간 이내 지급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자금난으로 임금지급도 불투명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회사는 직원 월급과 협력사 부품 대금 지급을 우선순위에 두고 차질 없이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카젬 사장은 지난 5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성과급 지급 불가를 밝히면서 “4월 급여에 대해서도 지급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4월 급여 미지급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어 “현재 심각한 유동성 위기 상황에 놓여있으며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없다면 4월 도래하는 각종 비용을 지급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직원들과의 소그룹 모임에서 “현 상태가 이어지면 협력사 부품 대금 지급도 마련하기 어려워진다”라며 “부품을 받지 못하면 결국 생산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부품 조달문제로 한국 공장에서 수출물량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한국생산물량을 중국 등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부품협력업체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과 산업은행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지금은 노조만 바라보고 있다”라며 “현재도 손익분기점인 가동률 70% 이하를 보이고 있는데 이대로 가다는 한국지엠보다 부품협력사들이 줄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파업권' 확보 등 뜨거운 감자

노조는 앞서 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제출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9일 1차 심사를 거쳐 오는 12일 중노위가 조정중지를 판단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부여받게 된다. 이 경우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중노위는 노사간 교섭에서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최대 일주일 정도 판단을 보류하게 된다. 하지만 노사 교섭이 미진하다고 판단하면 쟁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행정지도를 하게 된다.

회사 측은 노조의 쟁의신청에 따른 파업권 확보 여부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약 3조원의 부실을 안고 있는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될 경우 제너럴모터스(GM) 본사도 한국사업장을 유지할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까지 하게 되면 한국지엠은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라며 “협력사 부도위기 등의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 지원의 부정적인 여론은 물론 GM 측도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국지엠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