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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총 파행, 섀도보팅 폐지만의 문제 아니다

특정일 주총 쏠림 여전하고 전자투표 이용 오히려 줄고
3년 유예기간 동안 상장사들 어떠한 노력했나 돌아봐야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등록 : 2018-03-27 10:27

▲ 이경은 EBN 경제부 증권팀 기자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올해 정기 주총은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이 폐지되고 처음 치뤄지는 주총으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과연 섀도보팅이 없어져도 주총 안건이 제대로 통과될 수 있을까라는 우려 반, 기대 반의 시선이 섞여있었던 것 같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는 현실이 됐다. 주총 파행 사태가 속출한 것이다. 코스피 상장사 영진약품은 지난 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이는 섀도보팅 폐지 이후 의결 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통과되지 못한 첫 사례다. 이후 대진디엠피, 이화공영, 에프알텍 등도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감사 및 상근감사 선임 안건을 처리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총 파행 사태가 과연 섀도보팅 폐지만의 문제일까. 섀도보팅은 지난 2014년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쳤다가 작년말 비로소 폐지됐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상장사들은 원활한 주총 개최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금융당국은 주총이 특정일에 몰리는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를 막기 위해 주총분산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올해도 540여개의 상장사들이 지난 23일 주총을 개최했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전체1947개의 27%에 해당하는 규모의 상장사들이 한날한시에 주총을 연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금요일 아침에 주총을 열면 어떤 주주가 선뜻 편하게 참여할 수 있을까싶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전자투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전자투표를 이용하는 상장사들은 오히려 감소했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483개사만이 전자투표 제도 이용을 신청해 전년 대비 약 30% 줄었다.

전자투표는 소액주주들이 꼭 주총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제도인데 이 자체를 막은 것이다.

이러한 면면을 보면 상장사들이 소액주주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략 알 수 있을 것 같다. 상장사들은 투자정보를 투명하게 알리고 주주들과 소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게 내키지 않는다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을 하지 말고 경영을 이어나가면 된다.

그러나 상장을 통해 자금조달과 기업 홍보의 효과를 누렸다면 관심을 보여준 주주들을 무시하면 안 될 것이다.

섀도보팅 폐지를 계기로 상장사들이 소액주주들과 진정으로 소통할 방법을 강구하고 소통 기회를 늘렸음 한다. 내년 주총 시즌에는 주총 파행이 아니라 미담이 나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