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9년 11월 12일 11:12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신보 이사장 낙하산 논란에 '시계제로'

신임 이사장 인선 작업 한달여 간 '오리무중'…노조의 불만 표면화
금융위 뚜렸한 움직임 없어…리더십 부재장기화 등 '경영공백' 우려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18-03-21 10:25

▲ 최영록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왼쪽), 박철용 신용보증기금 전 감사
약 40조원의 보증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의 경영시계가 멈췄다.

황록 현 이사장이 임기를 절반 이상 남겨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신임 이사장 인선작업도 1달여 간 '오리무중'이다.

게다가 노조는 벌써부터 낙하산 인사 반대 깃발을 내걸며 대 정부 투쟁 의지를 내비치는가 하면 실질적인 인사주체인 금융위원회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보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지난달 27일 최종면접 뒤 차기 이사장 후보로 최영록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과 신용보증기금의 박철용 전 감사, 한종관 전 전무, 권장섭 전무를 금융위원회에 추천했으나 최종 후보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임추위의 추천과 금융위원장의 제청 후 대통령이 임명한다. 통상 금융위는 면접 후 1주일 정도면 금융위원장이 최종 후보자를 선정해 임명을 제청하는 통례가 있다.

그러나 현재 금융위에서 신임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급물살을 타는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핀테크지원센터 현장간담회를 마친 후 본지 기자와 만나 신보 신임 이사장 선임상황에 대한 질의에 "그 부분은 지금 말씀을 안 드리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신임 이사장으로 유력했던 최영록 전 세제실장이 청와대 인사검증에 걸려 낙마했다는 설이 확산되고 있다. 1달여 간 이사장 선임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설에 힘을 더한다.

최 전 실장은 신보 이사장 면접 하루 전날 사표를 제출, 신보 이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설이 관가에 유력했었다. 황록 이사장이 갑자기 사의를 표명한 것도 최 전 실장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 대신 박철용 전 감사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전 감사는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2006년 11월 신보 감사로 선임된 바 있다.

이 같은 이사장 선임과정과 관련해 신보 노조는 "이제는 박철용 전 신보 감사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박철용 전 감사는 12년 전에도 보은인사 논란의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현재도 박 전 감사가 신보 이사장 후보로 떠오르는 것을 보은인사라고 본 것이다.

노조는 "당시 금융노조 신용보증기금지부는 정치 이력만 있을 뿐 보증업무 경험은 전혀 없는 그의 선임을 반대하며 약 한 달여 동안 출근 저지투쟁을 벌였다"며 "임기 1년이 지난 2008년 2월에는 감사 중간 평가를 위해 실시한 전 직원 설문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3.76%가 나오기도 했고, 120여일간 이어진 노조의 퇴진 투쟁 끝에 그는 2009년 1월 자진사퇴했다"고 주장했다.

신보 노조는 몇 차례 성명을 내고 "낙하산 인사 시도를 중단하고 공정한 경쟁이 전제되는 임추위를 재진행하라"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정책보증을 지원하는 사령탑인 신보 이사장의 리더십 부재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 노사간 대립이 표면화되고 있다는 점은 결국 '경영공백' 우려로 연결된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주체로 중소기업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신보가 이처럼 잡음이 커지는 것은 중소기업정책에도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신보 관계자는 "이사장이 새롭게 선임되기 전에 경영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며 "황록 이사장도 정상적으로 출근해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임직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업무수행을 독려하고 있으며 연간목표로 세웠던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하고 있다. 신보 내에서는 그런 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현재도 황록 이사장이 후임 이사장 취임 전까지는 계속 업무를 수행하고는 있지만, 곧 '인수인계'를 해야 할 입장으로서는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한 사업 추진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소기업계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신보로부터 '퍼스트 펭귄기업 및 유망창업기업'으로 선정된 카인클린의 이동섭 대표는 "빨리 (신임 이사장) 결정이 돼야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방향을 설정하기 좋다"며 "지난해 퍼스트 펭귄기업으로 제정이 됐기 때문에 지금은 투자단계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일일이 VC나 펀드를 찾아다니기 보다는 신보가 적극적으로 해주면 투자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현재 이사장도 공격적인 투자를 밝힌 바 있어서 저희 입장에서도 긍정적이었는데, 정책적인 부분이 흔들리지 않고 갔으면 좋겠다는 게 변함없는 기대사항이다"라고 강조했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선임 관련 반론보도

본 신문은 신보 이사장 후보로 거론된 박철용 전 감사가 "낙하산, 정피아 인사로 분류되며, 2008년 감사 재직 시 업무 부적격자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감사는 30여 년 경력의 금융, 회계, 감사, 조세 분야의 전문가로 임원추천위원회의 공정한 절차에 의해 추천된 이사장 후보였으며, 2007년 감사로 재직할 당시 신보 상임감사가 기재부에서 실시한 직무수행실적 평가에서 연기금 12개 기관 중에서 1위로 평가를 받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