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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규기자의 보험X파일]20년 특허권 획득한 DB손보…'허울'만 좋은 사연은?

‘안심운전할인특약’ 20년간 특허 취득…DB손보 “독점사용권 확보” 쾌거 자평
SKT와 제휴시 타 경쟁사도 서비스 가능…20년간 특허권 알고보니 ‘무용지물’

김양규 기자 (ykkim7770@ebn.co.kr)

등록 : 2018-03-20 08:00

▲ 지난해 4월 DB손해보험이 업계 최초로 출시한 '안전운전 할인특약' 상품. 이 상품은 운전자의 운전성향에 따라 안전운행으로 인정 받을 경우 보험료의 10%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DB손해보험은 운전자의 운전성향 및 운전거리 등을 데이터화해 보험료율을 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안전운행 등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안심운전할인특약’을 출시, 판매 중이다.

DB손해보험(이하 DB손보)는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과 손잡고 지난해부터 시스템 공동개발에 나선 후 약 1년 만에 특허청으로부터 20년간 독점할 수 있는 특허권도 획득했다.

이에 DB손보는 20년간 독점권을 부여받은 점을 대내외적으로 부각시키며 자사 보험가입자는 보험료 할인 및 우량 가입자 유치로 손해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축했다.

그러나 보험업계 내에서는 DB손보의 특허권을 획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더욱이 이를 두고 ‘허울’만 좋은, 이른바 ‘속빈강정’에 불과하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어 새삼 괌심을 끌고 있다.

2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DB손보는 지난 13일 자사가 개발한 특약상품인 ‘자동차보험 안전운전 할인약관’이 특허청으로부터 특허권를 부여 받았다며 자축했다.

DB손보가 특허청에 정식 등록한 이 시스템의 명칭은 ‘UBI기반 보험료율 산정시스템 및 그 방법’이다. 특허권을 획득함에 따라 DB손보는 향후 20년간 해당 특별약관에 대한 권리를 보호받아 통신형 네비게이션을 기반으로 한 운전점수 산정 시스템의 안전운전 할인특약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특약은 지난 2016년 4월부터 DB손보가 판매 중인 상품으로, SK텔레콤의 T맵 네비게이션을 켜고 일정 거리를 주행 한 후 부여되는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 받는다.

즉 T맵에서 안내되는 안전운전 점수를 통계화해 보험료율을 차등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운전자의 급가속과 급감속, 과속 등 운전습관에 따라 할인여부가 결정된다.

보험료를 할인 받기 위해서는 보험가입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함에 따라 별도로 T맵 운전습관 서비스 이용에 동의해야 하며, T맵을 켜고 50㎞이상 주행할 경우 확인되는 안전운전 점수가 61점 이상일 경우에만 가입이 가능하다. 보험가입 시 보험료는 10% 가량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DB손보 관계자는 "안전운전 할인 특약이 소비자에게는 보험료 절감의 경제적 혜택을 주고 사회적으로는 교통사고 감소의 효과가 있다"면서 "안전운전 성향의 우량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어 손해율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손보업계 내에서는 특허권이 ‘허울만 좋은’ 속빈강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반면 SK텔레콤에게만 좋은 일(?) 해 준 셈으로, 상호간 업무 추진 과정에 있어 대등적인 관계는 고사하고 지나칠 정도로 굴욕적(?)인 비즈니스였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일례로, SK텔레콤과 제휴를 하면 여타 손해보험사들도 DB손보와 동일한 보험료 할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20년간 권리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특허권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공동개발 불구 제휴사 이용 수수료는 모두 SKT가 독점…DB손보는 '그림의 떡'
◆특허권은 KT 등 경쟁사 견제위한 SKT가 주체…DB손보 대리신청 ‘들러리’선 꼴

업계 한 관계자는 "DB손보가 UBI기반 보험료율 산정시스템에 대한 특허권을 획득, 향후 20년간 독점 사용권을 확보했다며 자평하고 있으나, 개발 주체인 SK텔레콤과 협력사인 경우에 한해서는 활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있다"면서 "여타 손해보험사들도 SK텔레콤과의 제휴를 통해 동일한 할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DB손보의 특허권 획득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질적인 특허의 주체와 권리도 DB손보가 아닌 SK텔레콤에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다만 DB손보가 특허를 신청한 것은 보험료율 산정 시스템이란 점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즉 KT와 카카오 등 경쟁업체들이 향후 유사한 서비스 제공에 나설 것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독점권 확보가 필요한 SK텔레콤의 요구에 맞춰 DB손보가 대리 신청해 준 셈으로, 특허권은 DB손보가 신청해 획득한 것이나, 실질적인 권리와 독점권에 대한 혜택은 SK텔레콤이 쥐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 지난해 12월 KB손해보험이 출시한 '티맵 안전운전 할인특약' 상품.
이 상품 역시 운전자의 운전습관 등을 테이터화해 안전운전자로 평가될 경우 보험료의 10%를 할인해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KB손해보험은 SK텔레콤과 제휴해 안전운전자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UBI(사용자기반보험) 상품인 ‘티맵 안전운전할인 특별약관’을 출시했다.

이 상품 역시 ‘T map’의 운전습관 기능을 통해 500km 이상 주행한 안전운전 점수가 61점 이상인 경우 보험료를 10% 할인해 준다. DB손보 입장에선 독점권이 의미가 없는 셈이다.

더구나 삼성화재와 한화손해보험 등도 동일한 특약상품을 준비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마케팅 일환에 국한된 반면, 삼성화재와 한화손보는 상품 출시를 코 앞에 두고 있다"면서 "동일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함에 따라 DB손보의 특허권은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양사간 시스템을 공동개발했다지만, 서비스 이용수수료는 SK텔레콤측에만 지불하게 돼 있다"면서 "정작 특허권을 획득했다는 DB손보는 특허를 통한 독점사용권을 활용한 시장선점 효과 또는 수수료 수입 등을 통한 수익 확보 등 모든 면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긍정적인 점을 찾자면 운전습관이 양호한 우량가입자를 선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간 비즈니스에서의 주요 포인트는 DB손보의 경우 20년짜리 특허권을 따내고도 시장 및 우량고객 선점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특허권이)아무짝에 쓸모가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