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주식분할 러쉬…증권家, 주가부양 기대효과 '글쎄'

송고 2018.03.15 11:10 | 수정 2018.03.15 18:37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보령제약·까뮤이앤씨·전파기지국 등 주식분할 결정…최대주주 지분율 50%대

유통주식수 확대 절실…"장기적으로 주가 상승·거래대금 증가 효과 미약"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상장사들의 주식분할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EBN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상장사들의 주식분할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식분할은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한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2500원→500원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오는 23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해당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안건 통과시 5월 9일 신주권 상장이 완료된다.

보령제약은 주식분할 목적을 '유통주식수 확대'라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의 주주 구성을 보면 유통주식수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보령제약의 최대주주는 (주)보령홀딩스로 지분율은 31.11%에 이른다. 김은선 대표이사, 보령메디앙스(주)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50.26%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50%대에 달해 전체 유통물량의 절반이 묶여 있는 셈이다.

10대 1 주식분할을 결정한 까뮤이앤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까뮤이앤씨는 5000원→500원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이에 발행주식총수는 4515만2280주로 10배 늘어난다.

까뮤이앤씨의 최대주주는 (주)베이스에이치디로 지분율이 54.98%에 이른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58.43%다.

10대 1 주식분할을 결정한 전파기지국도 같은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장석하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31.03%이고 특수관계인인 장병권 부회장의 지분까지 합하면 지분율은 49.9%에 달한다.

그러나 주식분할 이후 주가와 변동성 확대는 장기적으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주식분할은 공시일 전후 주가 초과수익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초과수익률이 유지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초과 수익률이 발생한 기업도 주식분할 시점에서 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올라 초과 수익률이 주식분할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변동성과 거래대금 증가 효과도 미약하다는 분석이다. 하 연구원은 "분할상장일 이후 일시적으로 증가하지만 30일 이후에는 기존의 수준으로 회귀했다"며 "개인투자자의 경우도 분할상장 직후 일시적으로 순매수가 증가하지만 이후에는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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