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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실사 제대로 될까…노조 단협안 '주목'

한국지엠 산업은행헤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실사 확약서 합의
노조 사측이 제시한 임단협, 피해 최소화해 사측에 제시

이미현 기자 (mihyun0521@ebn.co.kr)

등록 : 2018-03-13 16:40

▲ 한국지엠.ⓒ데일리안

산업은행이 한국지엠 실사에 착수한 가운데 한국지엠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된 GM 본사 이전가격, 고금리 대출, 과다한 연구개발비 등의 의혹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실사 중 GM과의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방한한 베리 앵글 GM 사장과 빠른 실사에 착수키로 합의했지만 그동안 한국지엠이 본사와의 거래 내역이 담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실사가 지연돼 왔다. 하지만 앵글 사장이 이달 7~9일 다시 한국을 찾으면서 실사에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9일 엥글 GM 사장과 면담시 합의한 원칙에 따라 전날부터 실사에 착수했으며 본격 실사에 앞서 GM에게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확약서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측은 “실사 이행 확약서의 세부 내용을 두고 양측 간에 다소 의견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인 부분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지엠은 경영상황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자료제공 등 성실한 실사에 최대한 협조키로 약속했다”면서 “실사가 원만히 진행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과 GM본사 간 이전가격(계열사 간 납품가격), 고금리 대출, 관리비, 기술사용료, 인건비 등 원가 구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후 실사 결과에 따라 한국지엠 자금 투입 여부를 결정한다.

산업은행은 실사 과정에서 한국지엠이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일 경우 실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임단협 요구안 주목, 비용절감 요구 얼마나 수용할까

한국지엠 노조가 사측에 제시할 임단협 요구안의 내용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국지엠 노조는 오는 15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조의 피해를 최소화할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하고 5차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GM본사측이 비용절감을 위한 한국지엠 노조의 임단협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앞서 열린 4차 교섭에서 노조는 임금동결 및 성과급 지급 유보, 복리후생비 축소, 정기승급·승진 유보 등 비용절감 방안을 골자로 하는 사측의 요구안을 전달받았다.

한국지엠 노조는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조측 요구안을 도출해 본격적인 교섭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노조는 회사에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회 △ISP(GM이 한국지엠에 파견한 임원) 및 상무급 이상 임원 대폭 축소 △한국지엠 차입금 전액(약 3조원) 자본금으로 출자전환 △신차투입에 대한 로드맵 확약 △내수시장 확대 및 수출물량 확대 방안 제시 △미래형 자동차 국내개발 및 한국지엠 생산 확약 등을 요구해왔으며 이를 임단협에도 반영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정부와 노조에 △기존 차입금 27억달러 전액에 대한 GM의 출자전환 △신차 2개 차종 배정 △신차개발비와 신규설비투자비 28억달러 투자 참여 △한국지엠 연구개발(R&D) 역량 전문성 유지 △구조조정 비용 상당부분 지불 △ISP 감축 등 리더십 간소화 △경영실사 협조 등의 7개항을 확약했다.

이를 비교해 보면 노사간 의견 일치를 본 부분은 ISP 및 상무급 이상 임원 대폭 축소, 한국지엠 차입금 전액 자본금으로 출자전환이다.

또 GM은 신차로 부평공장에 스포츠유틸리티(SUV) 1종을, 창원공장에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다목적차량·CUV) 차량 1종 등 연 50만대 규모로 배정하고 신차개발비와 신규설비투자비 28억달러(약 3조원) 투자 참여, 한국지엠 연구개발(R&D) 역량 전문성 유지 등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투자 시기, 신차 모델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노조가 강경하게 요구하고 있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는 GM의 구조조정 의지가 확고해 사실상 철회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GM 외투지역 신청…투자 요건 갖춘 신차 배정 관건

한국지엠은 이번주 내 인천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GM은 한국지엠에 신차 배정 등 회생 카드를 보이면서 한국정부에 외투지역 지정에 따른 조세 감면 혜택을 요구하고 있다.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면 한국지엠은 사업(외국인투자)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최초 5년간 법인세 등이 100% 감면되고 이후 2년간은 50%만 내면 된다.

현행법상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려면 제조업 3000만달러, 연구개발(R&D) 200만달러 이상 투자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지엠 외투지역 지정에 대해 GM의 신차 배정 등 신규투자 계획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차 모델과 규모가 중요하고 한국에서 최소 5년 이상 생산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GM이 한국에 중장기적으로 계속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외투지역 지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이를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GM이 언급한 신차 2종과 28억달러 신규투자 계획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은 “GM은 2013년에도 한국에 8조원 투자와 장기발전을 약속했었지만 투자는 고사하고 한국지엠은 빈털터리가 됐다”며 “정부가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으로 지원한다면 협상은 하나마나한 말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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