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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인사이트] '미투'에 침묵하는 제약업계

  • 송고 2018.03.07 10:37 | 수정 2018.03.07 10:42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제약업계 여성 영업직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국내 대표 제약사 영업직원으로 있는 그는 '사수'(업무를 가르쳐주는 직장선배)의 성희롱성 발언에 똑같은 성희롱성 발언으로 맞받아 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업계에서는 약해 보이면 생존할 수 없다는게 그의 논리였다.

영업관리자 출신의 한 남성은 제약업계에 여성직원 비율이 적은 이유에 대해 "남자끼리 통하는 이야기가 많은데 여러가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여자를 뽑지 않는다"고 당연한 듯 말했다.

취재를 위해 만난 국내 주요 제약사 직원들의 발언은 매번 통일된 조직력을 강조하는 제약업계의 '성(性)'에 대한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제약업계가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문화가 짙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여성 직원이 성적 수치심을 드러내는 것을 무능력하고, 심약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의 '미투(Me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계, 재계, 문화계를 막론하고 쉴새없이 피해자의 용기있는 외침이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의 주요 근원지(?)가 될거라 여겼던 제약업계는 유난히 고요한 모습이다. 인터넷 익명게시판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과거의 또는 현재의 문제를 고발하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일각에선 이 배경에 침묵을 강요하는 제약업계 특유의 억압적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 미투 열풍의 조짐이 보이자 일부 제약사 경영진은 부랴부랴 직원들간 술자리 및 저녁회식을 금지하고 나섰다. 부서장을 통해 직원들에게 외부에선 각별히 발언에 신중해달라는 메시지도 당부하고 있다. 회사 밖으로 문제가 새어나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곪은 상처는 언젠간 터지기 마련이다. 문제를 덮는 데 급급하다보면 후에 겉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 깨끗한 모습을 연출하는 데 몰두하기보다 잘못된 문화를 되돌아보는 발걸음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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