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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효의 취재후] 석포제련소와 환경문제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8-02-27 09:06

지난 24일 오전 영풍 석포제련소 앞 낙동강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물질이 흘러 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돼 봉화군이 조사에 나섰다.

석포제련소 측은 미생물을 이용한 정화공정 과정에 사용하는 펌프가 고장 나 침전조에서 미생물 사체 약 50∼70t이 강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봉화군은 강물을 채수해 정밀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이에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북 봉화 산간오지에 지난 1970년부터 올해로 48년 동안 오롯이 한 자리를 지켜온 한국 아연 제련의 역사인 영풍 석포제련소가 있다.

석포제련소의 연간 아연 생산량이 36만t으로 단일 사업장 생산 능력은 세계 4위, 자매회사인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연산 55만t)는 세계 1위다.

과거 이 지역에는 100여 개가 넘는 비철금속 광산과 제련소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이 기업만 남아 있다. 지역 주변에는 마땅한 먹거리가 없고 상당수 주민들이 이 제련소에 취직해 살아간다.

특히, 경북 북부 유일한 제조시설이자 지역주민 2200여명 중 1600여명의 주민을 고용하고 있는 '매출 1조'의 공장이다.

하지만 영풍 석포제련소가 때아닌 환경 현안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환경 운동가들이 "석포제련소가 낙동강과 청정지역 오염의 주범이며 안동호와 낙동강의 물고기와 왜가라기 폐사하는 원인이 석포제련소 때문"이라며 "석포제련소를 폐쇄하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

이에 2015년과 2016년 2년여에 걸친 환경부의 조사결과가 지난해 4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최종 보고됐고, 주민설명회까지 마쳐, 현재 대기, 토양, 수질 등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 시행했다.

정밀 조사결과도 물고기와 왜가리가 폐사는 석포제련소의 중금속 오염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이 났지만 환경운동가들은 “정부기관의 말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석포제련소 폐쇄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

제련소 측은 "환경논리 때문에 기업 지속 성장이 무너진다"는 입장이다.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석포제련소는 책임지겠다고 했다. 하지만 법이 만들어 지기 전의 문제까지 함께 책임지라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

지난 1일 기자가 찾은 석포제련소는 어느 제철소보다도 깨끗했다. 10년 이상 철강업계를 출입하면서 크고 작은 제철소 현장을 둘러봤지만 석포제련소는 자랑할 수 있을만큼 깨끗하고 환경 문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다. 화학공장과 같은 제련소인데 불구하고 냄새 조차도 없었다.

이러한 석포제련소의 청결함은 최근의 환경 이슈가 트라우마처럼 작용했기 때문임은 틀립없다.

특히, 밀폐형 아연 정광 창고는 바닥에 물기가 보일 정도로 깨끗했다. 이곳은 각 국에서 수입한 가루 형태의 아연 정광을 하루에도 몇번씩 트럭으로 날라 보관하는 장소다.

제철소를 한번 방문하고 나면 준비한 흰 장갑이나 코 끝이 시커멓게 철가루로 인해 변하곤 하는데 이 곳 제련소 원료 창고에는 트럭이 드나드는 입구는 물론, 트럭 바퀴에 혹시라도 묻울 수 있는 먼지까지 매일 물로 세척하고 있었다.

일련의 환경 문제를 겪으면서 공장 내부에 쌓이는 눈 마저도 밖으로 버리지 않고 있으며 늦어도 3년안에 제련소에서 사용하는 물은 아예 외부로 내보내지 않는 무방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련소 환경개선'을 위해 5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러한 대책 마련에도 불구, 오래된 공장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환경 오염 주범으로 몰고 가는 것은 영풍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석포제련소는 요즘 사기가 뚝 떨어졌다. 지난해 수개월을 거쳐 정부, 지자체 등 각 관계기관에서 수시로 제련소를 찾아와 특별점검을 실시하면서 거의 생산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환경 문제'라는 딜레마에 빠져 이러다간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란 회의감마저 들기 때문이다.

영풍 고위 임원은 "제련소 가동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자가 생기면 언제든지 보상하고 개선하고 요구사항이 있으면 즉각 수용하겠다"면서도 "50년간 가동하고 있는 공장을 폐쇄하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달리 환경 문제에 사람들은 민감하다. 결국 상호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지금부터라도 제련소와 환경 문제를 주장하는 양쪽 모두 상생을 바탕으로 한 ‘대승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할 때다. 조금만 이해하며 머리를 맞댄다면 새로운 ´대안´이 나오는 법. 이제는 오늘 일이 내일 다시 반복되지 않게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련소 입장에서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한 세밀한 실행도 중요하지만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가장 정직한 해법이다.

안전관리 전문인력도 늘리고 지속적인 안전의식 교육은 당연한 일이다.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노후설비 교체와 이에 대한 철저한 정기점검 등은 기업이 해야할 일이다.

안전 사고의 원인과 방지대책은 분명하다. 안전을 제일 우선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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