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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삼구 회장, '女승무원 성희롱' 오명 벗으려면

  • 송고 2018.02.13 10:31 | 수정 2018.02.13 10:43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강제로 만지는 '성추행'이나 '언어적 성희롱'이 일상화돼 있어. 어떻게 보면 (법조계가) 언론이나 정계보다 (성폭력 문제가) 더 심각할걸. 근데 어느 누구도 말 한마디 꺼내는 사람이 없어. 오히려 대부분이 쉬쉬하면서 외부에 논란이 되지 않도록 감추는데 급급한 모습이야."

최근 만난 한 친구는 서지현 검사로부터 촉발된 법조계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업계 반응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 또한 최근 그토록 바래왔던 검사의 꿈을 이룬 상태지만 직접 느낀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 분위기와 성추행·성희롱 등으로 얼룩져있는 조직 문화 탓에 직업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물론 기자 또한 거의 모든 회사 내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이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법을 집행하는 검찰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에 씁쓸하면서도 복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자연스럽게 최근 항공업계에서 불거졌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성희롱 논란이 떠올랐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매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참여하는 '직원 격려 행사'에 동원된 여승무원들은 박 회장과 악수와 포옹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승무원들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연례 가을행사인 '아시아나 플라자'에서도 승무원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등 장기자랑에 동원됐으며, 매년 1월 열리는 등산 행사에서도 박 회장이 음식점 별채에서 여승무원들에게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건네는 행위를 지속하면서 승무원들을 성희롱 피해에 노출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회사 측은 "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행사인데 그 의미가 퇴색돼 안타깝다"는 해명을 내놨다.

물론 회사 측 해명대로 불순한 의도가 없는 단순 격려 행사였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행사가 강제성을 띄고 있다는 점과 대부분의 승무원들 사이에서 이미 불쾌감을 느끼는 분위기가 만연했다는 점은 성희롱 및 성추행과 큰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업계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결국 박삼구 회장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인트라넷에 "나의 타운(아시아나항공 본사) 방문으로 비행 준비에 불편함과 마음의 불편함을 입은 직원이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불찰이고 책임"이라며 여승무원들과의 신체접촉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박 회장의 공식 사과로 이번 논란은 일단락된 듯한 모양새다.

그러나 경직된 조직 분위기와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성희롱 논란' 오명은 결코 벗을 수 없다. 실질적이고 책임있는 후속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요구되는 이유다.

아울러 그룹 수장이라는 위치에 걸맞는 책임의식과 의식 전환도 병행돼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부디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이 성희롱 논란으로 무거워진 마음의 짐을 벗고 산뜻한 미소로 승객을 맞이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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