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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GM, 한국지엠 일자리 볼모 적자내고 적반하장

  • 송고 2018.02.12 11:49 | 수정 2018.02.12 11:52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부실 경영 원인도 밝히지 않은채 한국정부 지원 요청

30만명 생계 걸고 비즈니스 하는 GM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철수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가 “독자생존”을 거론하면서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는 말이 도화선이 됐다. 배리 엥글 GM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달 중순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데 이어 7일에도 재차 방한해 논의를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3조원가량의 한국지엠 유상증자에 한국 정부가 동참하지 않으면 떠나겠다는 요지다. 지분 17.0%를 보유한 산업은행의 투입자금규모는 5100억원으로 추정된다.

GM의 철수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지엠의 어려울 때마다 나온 단골 메뉴다. 최근에는 적자로 돌아선 3년전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철수설만 나왔다하면 인천, 군산을 비롯해 산업계, 정부 등은 안절부절 못한다. 한국지엠은 20%의 가동률을 보이던 군산공장의 가동을 최근 잠시 중단했다. 군산지역은 폭풍 전 불안한 고요에 휩싸였다.

GM이 떠나면 당장 1만6000명의 일자리가 막막해 진다. 부품, 협력사, 그리고 가족들까지 약 30만명의 생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다보니 정부도 강 건너 불구경할 처지가 아니다.

GM은 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망해가던 GM이 화려하게 부활한데는 이러한 해외 비즈니스 감각이 한몫했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GM이 철수라도 하는 날에는 정부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써야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GM의 행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철수’를 앞세워 노조와 정부를 겁박해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고 하는 듯하다는 의구심이 갈수록 짙어진다.

한국지엠의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은 일언반구 없다. 경영 악화의 주범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건비를 받는 근로자 때문이라는 프레임이 쓰이다보니 GM의 책임은 꼭꼭 숨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처럼 경영하기 어려운 한국에서 30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GM은 ‘바보’라는 눈물겨운 찬사라도 나올 법하다.

인건비가 경영 부담의 한 원인일 수는 있지만 주 요인은 아니다. 그럼에도 GM은 한국지엠의 부실 이유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1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산은조차도 장부를 볼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국지엠 급격한 부실의 단초는 우선 GM의 해외공장 철수로 수출선이 끊긴데 있다. GM의 해외 구조조정의 간접적인 타격이 한국지엠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점을 예상했을 GM은 한국지엠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세우지 않고 오히려 책임을 정부와 지역사회 등에 방기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국에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해 생산을 통한 한국지엠 살리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에는 에퀴녹스 한 대를 출시하는데 그것도 수입해 팔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국지엠 부실의 원인으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지엠이 반제품을 생산원가 밑으로 해외공장에 싸게 넘겼다는 이전가격 문제, GM으로부터 차입금 2조4000억원에 대한 5% 안팎의 높은 이자율, GM에 지불하는 비싼 용역비 등이다. 일각에서는 GM이 한국지엠을 현금주머니로 여겼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의혹을 모른 채하고 GM은 당당하게 한국 정부에 손을 내밀었다. 산은의 자금 지원은 사사로운 비즈니스로만 치부될 수 없다. 시급 7530원을 받는 청년 아르바이트생들과 경비원, 비정규직들이 낸 세금이 연봉 8000만원이상을 받는 이들의 고용을 위해 쓰인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다.

쌍용자동차를 먹튀한 중국 상하이차에 대한 기억이 한국 사회에 아직도 생채기로 남아있어 GM의 철수 얘기가 나올 때 마다 국민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심정이다.

사실 GM이 한국지엠의 중장기 비전을 세울 수 없다면 떠나는 것이 당연하다. 밑빠진독에 물붓기식의 땜질 처방은 향후 정부와 GM 모두 더 큰 비용을 초래하게 될 뿐이다.

GM이 한국지엠을 살릴 진정성이 있다면 먼저 부실 경영의 원인을 밝히고 경영자로 책임을 다해야하는 모습을 보여야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도리다. 정부의 자원이 투입된다면 향후 철수에 있어서도 공론화된 철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마련돼야한다.

그렇지 않고 GM이 30만명의 생계를 움켜쥐고 어려울 때마다 철수카드를 꺼내든다면 ‘양치기 소년’처럼 GM의 신뢰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GM의 이미지가 상하이차 수준으로 전락하지 않고 한국지엠과 지역, 협력사 등과 서로 윈윈하는 진정한 파트너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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