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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와 동급(?)…가이드라인에 발목잡힌 '가상화폐 거래소'

'지나친'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 블록체인 가로막아
시중銀 실명제 후 상위 4개사외 개설 못해 '독과점 논란'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8-02-07 14:00

▲ 채이배 의원은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EBN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이 지난 1월 23일 발표한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이 지나친 규제조항으로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과 금감원은 가상화폐 거래소와 금융거래가 많은 6개 은행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가이드라인을 밝혔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이 가이드라인에서 가상화폐 거래자가 거래소에 하루 1000만원, 일주일 2000만원을 입출금하는 경우를 의심거래로 분류·은행에 보고할 것을 의무화했다.

7일 가상화폐 거래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 9가지 사항을 확인토록 명시했다. 내용은 ▲가상화폐 취급업소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 ▲취급업소의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서비스 이용 여부 및 이용 계획 ▲취급업소가 이용자의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등을 포함한 신원사항 확인 여부 ▲취급업소가 취급업소의 고유재산과 이용자의 예탁, 거래금을 분리하여 관리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취급업소가 이용자별 거래내역을 구분해 관리하고 있는지 여부 ▲취급업소가 이용자를 상대로 가상통화는 법정화폐가 아니라는 사실과 가상통화의 내용·매매 및 그밖의 거래에 따르는 위험 등을 이용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그 의사를 확인하는지 여부 ▲취급업소가 가상통화 거래 관련 집금을 위해 임직원 계좌 등 별도의 계좌를 운용하는지 여부 ▲대한민국 정부에서 발표하는 가상통화와 관련한 정책의 준수 여부 등이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는 취급업소를 자금세탁 등의 위험이 높은 고객으로 고려, 취급업소에 대해 업무규정이 열거한 추가적 확인사항과 각 호의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는 금융회사 등이 추가정보를 확인해야 할 고객 대상인 '대량의 현금 등가물 거래가 수반되는 카지노 사업자·대부업자·환전상' 등에 취급업소(거래소)를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가이드라인 중 취급업소가 고유재산과 이용자의 예탁·거래금을 분리해 관리하고 있는지 여부와 가상화폐 거래 관련 집금을 위해 임직원 계좌 등 별도의 계좌를 운용하는지 여부을 제외한 사항들은 거래소들이 기존에도 준수하고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두 가지 조항의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에서 자금세탁방지를 목적으로 제정한 사항이다. 시중 6개 은행들은 이를 위해 지난 1월 30일까지 내부 준비를 진행해왔다.

▲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한 때 900만원 선을 하회했다.ⓒEBN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고유재산과 이용자의 예탁금 분리의 경우 에스크로 어카운트를 두어 거래소들이 이용자의 예탁금을 임의로 변경하지 못하게 했다. 별도의 집금계좌 운용금지의 경우도 정보분석원, 인터넷진흥원, 보안업체 등의 기관에 확인할 준비까지 마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한 거래소와 은행들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30개가 넘는 시중 거래소 중 빗썸·코빗·코인원·업비트 등 4개의 거래소만이 3개의 은행(농협·신한·기업)을 통해 입금을 받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금융정보분석원의 가이드라인은 거래 자금 제한 및 은행의 감시 의무 외에도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이 원하는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자유롭게 거래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거래소에게만 입금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는 독과점을 부추기고 있다고 거래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원화대비 가상화폐의 가치는 정부가 걱정하던 프리미엄의 해소를 넘어 역프리미엄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비싼 수수료를 지불해야 함에도, 해외 거래소로 암호화폐를 유출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지나치게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오히려 암호화폐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목적을 흐리게 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정보분석원과 금감원의 규제로 대한민국 4차 성장동력인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런 지나친 규제로 인해 블록체인 산업의 허브가 될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인가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투자광풍이 불고 있는 가상통화에 대해 제대로 된 정의의 필요성과 함께 거래소 인가제 도입이 시급하다.

박 의원은 "부동산시장이 투기로 과열돼도 부동산중개업소를 전면 폐지할 수 없듯이 가상통화거래소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재산권침해 우려 등으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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