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한방(韓方)'에 꽂히다

송고 2018.01.19 14:57 | 수정 2018.01.19 15:15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녹용·동충하초·우황 등 화학제품 부담없는 한방재료 인기

유한 '녹용', 동아 '동충하초' 등 내세워 한방 건기식 개발

우황청심원 원료.

한방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제약사가 늘어나고 있다. 천연 한방 재료를 활용한 제품으로 건강을 생각하는 제약사라는 이미지를 얻는 동시에 케미포비아(화학제품 공포증)에 대한 부담을 줄여가고 있다.

19일 한국한의학연구원의 '2016한의약산업실태조사 통계집' 자료를 살펴보면 2015년 말 기준 한방 관련 제품 생산 시장 규모는 3조2859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의약산업 전체 매출액 8조2044억원의 40%에 이르는 비중이다.

광동제약은 허약체질, 갱년기장에 등에 효과가 있는 한방 제품 '경옥고', '쌍화탕', '우황청심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기준 3개 품목의 연간 매출은 500억원에 육박하며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률이 가파르다.

한풍제약, 경방제약, 함소아제약 등은 아예 한방을 주력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함소아한의원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함소아 계열 함소아제약은 한방용 감기약 '닥터콜', 한방용 소화제 '닥터 약손' 등을 판매하고 있다. 금은화, 황금, 연교 등 천연 재료를 넣어 만든 어린이용 한방 제품이다.

이 외에도 한방용 샴푸, 한방용 화장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함소아제약의 매출은 2016년 기준 300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한방재료를 활용한 제품 개발이 활발한다.

유한양행은 현재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를 신설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설 건강기능식품 사업부에서는 녹용을 원재료로 한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말 뉴질랜드 국립농업연구소에 연구비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뉴질랜드산 자연산 녹용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동아제약은 동충하초 원료기술을 보유했다. 동아제약은 현미에 동충하초균을 접종해 현미 동충하초를 만들었다. 동충하초는 버섯 종류로 인삼·녹용과 같이 원기회복 효능이 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기능 증진 관련 허가를 받은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다.

동아제약은 최근 건강기능식품 회사 웅진릴리에뜨에 동충하초 원료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웅진릴리에뜨는 원료를 사용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 쎌바이오텍은 한방용 유산균 제품 '듀오락 오리엔탈 유산균'과 '듀오락 액티브 바이탈' 두 종류를 개발했다. 장 트러블에 효과가 있는 5개 균주와 쌍화탕·보중익기탕·갈근탕 등 한약재를 넣었다. 한약 복용기간 사멸할 우려가 있는 유산균 제품의 단점을 극복한 게 특징이다.

쎌바이오텍에 따르면 출시 3개월인 현재 한방용 유산균 제품을 구비한 한의원은 회사 기존 거래 한의원 중 10프로 비중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방 제품은 부장용이 적다는 인식 때문에 아이가 있는 부모들이나 고령의 부모님을 모시는 고객들에 인기가 많다"며 "최근 케미포비아가 확산하며 화학제품에 대한 조심성이 커지면서 대표적 천연 재료인 한방을 활용한 기술개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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