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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가습기살균제 인체위해성 오판"…유감표명·신속한 재심 권고

'애경·SK케미칼 가습기메이트 부당광고 사건' 심의보류 경위조사 결과 발표
CMIT·MIT 성분 유해물질 인지 불구 소극적 대응·전원회의서 미심의 문제 지적

서병곤 기자 (sbg1219@ebn.co.kr)

등록 : 2017-12-19 13:00

▲ 공정위ⓒ연합뉴스

[세종=서병곤 기자]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의절차종료로 의결한 가습기살균제(제품명 가습기메이트) 표시·광고사건의 처리과정에서 일부 잘못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습기살균제에 함유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점을 공정위가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법 논리에 치우쳐 소극적으로 대응한 점과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처음부터 전원회의가 아닌 소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평가 TF는 19일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정위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추가적인 조사와 심의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공정위에 권고했다.

TF는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의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를 적극적으로 제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공정위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지를 점검 및 평가받기 위해 지난 9월부터 구성·운영한 조직이다.

권오승 서울대 명예교수를 팀장으로 이호영 한양대 교수, 강수진 고려대 교수 등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TF가 꾸려졌다.

사건 경위를 보면 공정위는 작년 4월 21일 인체 유해물질인 CMIT·MIT가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과 이 제품을 제조한 SK케미칼에 대한 표지·광고법 위반 신고를 접수받았다.

당시 심사관(공정위 서울사무소장)은 해당 사업자들이 제품 라벨 등 제품의 어디에도 주성분명 및 주성분이 독성물질이라는 점을 표시하지 않고, 이를 은폐·누락해 표시·광고법 위반(기만적인 표시·광고) 혐의가 있는 것으로 봤다.

이후 공정위는 같은 해 8월 12일 제3소회의에서 해당 사건을 심의했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일주일 뒤 심의절자종료로 의결했다.

당시 공정위는 심의절차종료 이유에 대해 아직까지 환경부에서 해당 물질에 대한 인체 위해성이 입증된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년이 흐른 지난 9월 환경부가 CMIT·MIT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인체에 위해하다는 공식 의견을 공정위에 통보하면서 공정위가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와 국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중심으로 공정위의 늦장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었다.

이에 해당 사건의 처리과정을 면밀히 조사한 TF는 실체적·절차적 측면에서 일부 잘못이 있었다는 결론을 냈다.

우선 실체적 측면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인체위해성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지 아니하고 심의절차를 종료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CMIT·MIT 성분이 인체위해 가능성이 있고, 표시·광고 당시 해당 사업자가 제품의 인체위해 가능성에 대해 적어도 공정위가 알 수 있었다는 게 그 이유다.

환경부 조사에 앞서 미국 환경청이 CMIT·MIT에 대해 독성을 인정하고 있고, 이 사건 제품 제조사인 SK케미칼이 작성한 물질안전보건자료에도 해당 성분이 '흡입, 섭취시의 영향: 피부점막 및 체세포에 치명적인 손상을 준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권오승 TF팀장은 "이 사건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인체위해 가능성에 관한 정보는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해당 사업자가 이 사건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인체위해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표시·광고하지 않은 행위는 표시·광고법상 부당한 기만적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인체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법성 판단을 유보했는데 이는 표시·광고법의 입법취지와 표시·광고가 수행하는 사회적 기능에 비춰 지나치게 엄격하게 관련법을 해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절차적 측면에 대해서는 지난해 신고된 가습기 살균제 표시·광고 사건이 '서울사무소⁃소회의'에서 처리된 것이 관련 법령에 위반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나, 이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처음부터 전원회의가 아닌 소회의에서 논의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TF는 지적했다.

공정위가 전원회의에서 논의했다면 논의 결과와 관계없이 실체적·절차적 측면에서 공정위 의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을 것이란 판단이다.

또한 공정위가 작년 8월 18일 열린 공정위 소회의에서 대면회의이 아닌 유선통화를 통해 심의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부가 가습기메이트 단독사용자 2명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추가 인정한 사실과 환경부의 연구 내용에 관한 사실이 있었는데도 이를 대면회의를 열고 신중하게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권오승 TF팀장은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일부 잘못을 고려해 공정위가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심의절차종료로 의결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시일 내 추가적인 조사 및 심의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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