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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항공산업의 메카' KAI 사천공장을 가다

  • 송고 2017.12.03 12:00 | 수정 2017.12.03 10:16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수리온, 개발비용 1.3조원 투입돼 개발된 최초의 국산 헬기…"내년 40여대 납품"

MRO 사업 유치 및 민항기 자체 제작 등으로 항공정비사업서 경쟁령 강화

T50 제작 현장 모습.ⓒKAI

T50 제작 현장 모습.ⓒKAI


[사천(경남)=이형선 기자]"사천 주민분들의 배려로 MRO(항공정비사업) 부지 문제도 원만히 해결됐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KAI에 힘을 실어주고 계십니다. 회사 점퍼를 입고 있으면 외상도 가능할 정도랍니다. 하하하."

지난 1일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만난 KAI 관계자는 이 같이 말하며 웃어보였다.

국내 유일 완제기 제작업체인 KAI 본사가 위치한 사천에서는 KAI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사천공항 내부 뿐만 아니라 도로 이정표, 하다못해 주변 아파트 외벽에도 항공기 그림이 그려져 있을 정도였다. KAI가 사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KAI가 최근 방산비리·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이며 상당한 부침을 겪었다. 특히 회사의 모든 노력을 쏟아 부어 탄생시킨 국산 기동 헬기 '수리온'의 결함 문제가 불거지며 양산이 중단되는 아픔도 맛봤다.

하지만 직접 방문해 본 KAI는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거리를 거니는 직원들의 표정에서도 여유로움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왔다.

◆수리온, 지난 달 24일부터 납품 재개…"2018년 국가 기관에 약 40여대 납품 예정"

수리온 헬기 제작 모습.ⓒKAI

수리온 헬기 제작 모습.ⓒKAI


본사 입구에 들어서니 항공에서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 각종 항공기들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항공기들은 시끄러운 엔진 소리를 내며 이·착륙을 반복했다. 특히 이날은 수리온의 파생형 헬기인 '산림청 서방헬기'의 비행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수리온'은 개발 비용에만 1조3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KAI의 야심작이다. 육군의 노후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됐으며 지난 2012년부터 실전에 배치됐다.

현재는 6개의 군·관용 파생형 헬기로 진화돼 군 전력과 국민안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70여대가 납품됐으며 항공학교·항작사·의무후송항공대 등에서 운용 중이다.

이날 시연에 사용된 '산림청 헬기' 역시 수리온 기반의 파생형 헬기 중 하나다. 산림청 헬기는 산불진화와 인명구조·산림방제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맞춤 제작됐다.

시연을 위해 이륙한 헬기는 활주로 위에 임시로 마련된 물탱크에 있는 물을 빠르게 흡수했다. 소요된 시간은 약 48초. 이후 바로 방향을 틀어 비행한 뒤 활주로 위에 물을 분사했다. 이 모든 것이 5분 내에 이뤄졌다.

신현대 KAI 생산본부 본부장(상무)은 "동급 기준 레벨로 볼 때 상당히 속도가 빠른 편이며 공중에서 약 2시간 40분 정도 비행이 가능하다"며 "(물탱크를)한 번 채우면 1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 헬기 시연 모습.ⓒEBN 이형선 기자

산림청 헬기 시연 모습.ⓒEBN 이형선 기자


실제로 헬기 하부에는 2000리터 용량의 배면물탱크가 장착돼 있었다. 탱크를 가득 채우는 데는 약 1분 정도가 소요된다. 물탱크를 장착 후 비행속도는 최대 240km/h에 달해 신속한 산불진화가 가능하다.

기체 옆에 장착된 '호이스트(hoist)'도 눈에 띄었다. 약 600파운드(272kg)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어 산악지형에서의 인명구조에 특히 유용하다.

또 이 헬기에는 디지털3차원 전자지도와 지상충돌경보장치(EGPWS)도 탑재돼 야간과 악천후 환경에서도 원활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신현대 본부장(상무)은 "수리온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는 전량을 외국산에 의존해왔다"며 "수리온과 파생형헬기의 국내 도입이 확대되면서 인니·필리핀·페루 등 국산항공기 기수출국을 중점으로 해외 수출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리온 기반의 다양한 파생형 헬기 라인업 구축으로 임무에 맞는 역할에 신속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향후 정부기관의 추가 소요가 기대되며 외국산 헬기 의존도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리온은 감사원으로부터 체계결빙(저온 비행에서 기체와 날개 등에 얼음이 발생하는 현상) 문제가 지적돼 양산 및 전력화가 모두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는 납품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KAI 관계자는 "수리온은 거의 정상화됐다고 본다"며 "내년 6월까지 체계결빙 추가 입증시험을 통해 감사원이 지적한 결함을 차차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비 과정 중 70% 자동화 운영…정밀도·생산 효율성 'UP'

KAI 본사에 전시돼 있는 T50.ⓒEBN 이형선 기자

KAI 본사에 전시돼 있는 T50.ⓒEBN 이형선 기자


이어 방문한 곳은 '항공기동'. 축구장 3개 넓이의 위용을 자랑하는 이 공장에서는 '수리온(KUH)'과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T50의 파생형 기종인 다목적 전투기 'FA-50'의 최종 조립이 이뤄진다.

최종조립라인이 들어선 이곳에서는 기본 작업이 이뤄진 전방·중방·후방 동체를 들여와 6개월여 동안 작업을 진행한다. 작업라인을 따라 이동하면 항공기가 완성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공장 환경은 다소 쾌적했다. 여느 공장처럼 희뿌연 먼지가 흩날릴 것이라는 기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날카로운 기계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리벳 작업을 위한 드릴 소리만 간간히 들려올 뿐이었다.

작업자들은 미 공군 APT 사업에 납품될 기종인 T50A와 수리온 헬기 조립 작업에 몰두해 있었다. 여기에 최근 보잉사가 카타르에 F-15 전투기 15대를 수출하면서 생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손을 더욱 바삐 움직였다.

하지만 수출 물량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탓에 작업량이 예전 같진 않다는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KAI 관계자는 "한창 바쁠 때는 이곳에서 약 50대를 작업했다"며 "최근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들로 수주가 줄어들었지만 고비를 겪고 있는 이라크만 해결되면 다시 바빠질 것 같다"며 조심스레 기대감을 내비쳤다.

KAI는 공정 과정의 약 70%를 자동화해 운영 중이다. 항공기 조립은 고도화된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수작업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나 완제기 1대를 제작하기 위해선 약 수십만 개의 부품이, 각 동체를 연결하기 위해선 수천 개의 볼트가 사용될 정도로 과정이 복잡하다는 점도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KAI는 일부 수동 공정 과정을 자동화 장비로 바꿔 운영, 노동력 절감과 제품 생산성 향상을 이뤄냈다.

KAI 관계자는 "부품이 잘못 조립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대부분의 작업이 수작업으로 진행됐다"면서도 "하지만 (자동화 장비 도입으로)정밀도와 생산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수리온 제작 현장 모습.ⓒKAI

수리온 제작 현장 모습.ⓒKAI


이 외에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도색 작업 역시 기계로 이뤄진다. 또한 작업대 단말기에 필요한 연장을 입력하면 직접 전달해주는 무인로봇을 운용해 작업의 편리성도 높였다.

이 공장에서 완성된 제품들은 공장 밖으로 나가 연료 점검장에서 엔진을 점검하고 활주로로 이동해 이착륙 비행 과정을 거친 뒤 각 수출처로 납품된다.

또 공장 한 켠에서는 에어버스와 보잉에 납품할 구조물의 제작 작업도 이뤄지고 있었다. KAI는 미국 보잉사와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주요 파트너다. 양사의 비행기 동체·날개·꼬리날개 중 상당 부분을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KAI는 앞서 보잉사의 787-8 드림라이너의 설계 및 제작에 참여한 바 있으며 지난 2015년에는 에어버스사로부터 설계 승인권을 획득하는 등 항공기 체계종합업체로서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항공기 부품을 주축으로 한 KAI의 민항기 사업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약 5000억원 수준을 보이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약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KAI는 이러한 항공기 부품 생산력을 바탕으로 민항기 자체 제작에 나서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한 상태다.

김조원 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0~60인승 정도의 중형 민항기 개발에 역점을 두고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2022년까지는 탐색개발을 완료하고 어떤 모양·어떤 비행기를 만들 것인지 조만간 알리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제2사업장'에는 항공기의 개조·개발·정비(MRO)와 성능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 번에 4대 여객기를 동시 정비할 수 있고 야간 시험 비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는 주로 군수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향후 민항기 정비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KAI는 경남도·사천시 등과 함께 본사 인근에 31만㎡ 규모의 MRO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최근 미 공군이 운용하는 F-16 전투기 파이팅 팰콘의 창정비를 맡게 되면서 항공 MRO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KAI가 미군이 운용하는 항공기의 정비를 맡은 것은 2006년 F-16 수명연장·2010년 H-53 헬기 창정비에 이어 세 번째다.

아울러 MRO 사업 유치 성공 시 제2사업장과의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현대 KAI 생산본부 본부장(상무)은 "MRO 사업을 시작하면 이 공장을 바로 사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며 "KAI가 갖고 있는 항공인프라를 통해서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내년에는 미국 F-15 전투기도 이곳에서 창정비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 MRO 산업단지 조성은 국내 LCC들의 안전 증대는 물론 일자리 창출·지역경제 활성화·외화유출 방지 등 다양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대한항공도 우리와 비슷하게 창정비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업성 관점보단 미래를 위해 출발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RO 단지가 조성될 부지 모습.ⓒEBN 이형선 기자

MRO 단지가 조성될 부지 모습.ⓒEBN 이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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