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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식의 여의株] “현 지부장도 홍보 출신입니다”

  • 송고 2017.11.20 10:03 | 수정 2017.11.20 10:03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신주식 경제부 증권팀장.

신주식 경제부 증권팀장.

“제가 노조를 설립하고 초대 지부장을 맡았지만 한때 대신증권 홍보실에서 근무하기도 했어요. 제가 해고당한 이후 현재 노조를 이끌고 있는 오병화 지부장도 홍보실 근무경력이 있어 대신증권지부 노조지부장은 모두 홍보실 출신이 됐습니다.”

이남현 전 대신증권지부장은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노조를 이끌어가고 있는 지부장이 한 명도 아니고 두명이나 홍보 출신이라는 점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전 지부장은 홍보실에서 광고업무를, 오 지부장은 언론팀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홍보업무는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이기에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통상적으로 본인이 근무하는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전직 홍보 출신이 사측과 각을 세우는 노조를 이끌어왔고 현재도 이끌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들리는 이유다.

이처럼 한때 대신증권의 충성스러운 직원이었던 이 전 지부장이 53년간 존재하지 않았던 노조를 설립하며 사측과의 투쟁을 결심한 것은 사측이 ‘전략적 성과관리 체계’란 이름으로 인력감축에 나서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충성도를 인정받아 ‘전략적 성과관리 체계’의 실무를 담당했던 이 전 지부장은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 ‘저성과자’들의 퇴출을 이끌어내야 했으며 이는 대신증권이 가야할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사측이 이 전 지부장을 해고한 명분 중에는 ‘전략적 성과관리 체계’ 내용 일부를 외부에 공개했다는 이유도 포함됐으나 지난 14일 대법원에서는 이를 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봤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10여개에 달하던 대신증권 지점은 현재 50여개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직원도 약 25% 감소했다.

증권업 수수료 감소에 따른 실적악화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측의 구조조정 및 신사업 진출은 근로자들의 불안감과 반발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노조 결성을 두고 촉발된 사측과 근로자의 대립은 결국 초대 지부장의 해고무효소송으로 이어졌으며 대형 법무법인을 앞세워 2심까지 승리했던 사측은 대법원의 환송파기로 인해 다잡은 승기를 놓쳤다.

이 전 지부장은 서울고등법원의 재심리를 거쳐 언제 다시 대신증권으로 복직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으나 복직하게 되면 근로자들을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전 지부장은 “회사가 있어야 근로자가 있는 법이고 노조를 만들겠다고 한 것은 사측과 근로자의 상생을 통해 회사의 올바른 발전방향을 모색하자는 의도였다”며 “하지만 사측은 나를 해고시키고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복직하게 되는 시기가 언제쯤일지 예상할 수 없으나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면 내가 충성을 다했던 회사와 동료들이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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