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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의 브랜드] 이마트 초코파이와 갓뚜기

  • 송고 2017.11.13 10:00 | 수정 2017.11.13 10:40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가뜩이나 마진이 줄어 힘든데, 요즘은 PB(자체브랜드)까지 쏟아지면서 더 죽겠어요."

어느 식품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한국의 전체 유통시장은 브랜드의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식음료부터 유통채널까지 각 분야마다 수도 없는 브랜드가 범람하며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정글처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체들은 경쟁사보다 자사 상품을 더 홍보하기 위해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지출하면서 마진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브랜드 하나 끼어들 틈 없어 보일 정도로 빡빡한 시장이지만, 이 와중에도 브랜드 아닌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바로 'PB(Private Brand)'다.

PB는 자체 브랜드를 말한다. 생산시설이 없는 유통채널이 남의 생산시설에서 주문 제작한 사품에 자사 브랜드를 입혀 판매하는 것이다. PB 상품은 브랜드 상품과 달리 별도로 마케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 등 유통채널마다 PB를 내놓는 것이 유행이 됐으며, 실제로 PB 상품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어 매출이 계속 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생산업체들은 PB를 내놓는 유통채널 업체에게 "비겁하다"고 말한다. 생산업체가 수십년에 걸쳐 구축해 놓은 브랜드 지위를 채널들이 아무런 보상없이 무임승차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마트 노브랜드의 초코파이 PB 상품은 원조 초코파이 생산업체인 오리온이 44년 동안 시장에 구축해 놓은 초코파이의 인지도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카스타드 PB 상품도 원조인 롯데제과의 카스타드 인지도에 무임승차하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롯데제과의 카스타드에는 '원조'라는 단어가 추가됐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법적으로 문제 없고, 소비자들은 값싼 PB 상품을 더 선호하는 것을. 이제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오로지 가격 대비 품질(성능)이 얼마나 좋은지를 나타내는 가성비를 구매 기준 제1순위에 두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는 전형적인 불황형 소비패턴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 전체소득(GDP)은 늘었지만 실질적인 가계소득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더 떨어지면서 이것이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지만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해야 할 소비 심리가 더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갓뚜기' 사태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은 15대 대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에 순위 한참 밖에 있는 오뚜기 함영준 회장을 초대했다. 오뚜기가 많은 규모의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으며, 고용인력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어 일종의 모범기업으로서 초청한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오뚜기의 선행은 매스컴을 타고 널리 알려지면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게 됐고, 오뚜기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면서 영어의 신을 뜻하는 갓(God)이 붙여져 갓뚜기로 불리게 됐다.

갓뚜기 사태는 지금의 소비패턴을 단순히 불황형으로 규정짓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갓뚜기 사태는 전 정권을 탄핵으로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 정의로운 세상, 사람 냄새 나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국민들의 촛불 염원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브랜드 상실 시대에 살고 있다. 수십년을 지켜 오고, 전 세계로 수출되는 브랜드가 왜 생긴지도 얼마 안되는 PB에 밀리고 있는지 기업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그 브랜드가 새 시대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염원과 맞닿아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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