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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권 방해가 심각"…은행권, 초대형IB에 또 시비

은행 "업무영역 침해…사업인가 보류" VS 금투업계 "은행중심 자금공급 한계”
금융당국 "법적 요건 명확한 인가권 놓고 민간 금융협회가 간섭할 수는 없어"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7-11-10 11:03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왼쪽)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가 격돌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신탁업법 제정과 금융권 겸업주의 전환 여부를 둔 '운동장론'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 번째 갈등이다. ⓒEBN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은행권의 '방해공작 수위'가 한층 더 높아졌다는 금융당국의 비판이 나왔다. 1호 초대형 투자은행(한국투자증권/IB) 탄생 목전에 은행연합회가 어김없이 시비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초대형IB에 속한 발행어음 업무 인가 보류를 주장하는 은행연에 금융당국은 "그간 기업시장을 외면한 은행권이 이제 서야 부랴부랴 시장 수성에 나서는 형국"이라면서 "법상 뚜렷하게 근거하는 인가 규정에 시비를 거는 은행연은 공무집행 방해 수준의 간섭이다"고 질타했다. 금융당국 업무를 방해한 민간 조직은 현재법상 행정벌 대상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은행연합회는 자료를 내고 “시중은행이 하는 업무 영역을 증권사가 침해하는 것으로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인가를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증권·자산운용사가 회원사인 금융투자협회는 “은행이 대출해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돕기 위해 초대형 IB가 출범하는 것”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은행권의 우려는 업무 영역을 침해당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측은 "초대형IB가 원리금 보장 상품을 팔거나 기업에 자금을 대출하는 것은 은행업무와 똑같고 초대형 IB 탄생 취지에 맞지도 않다”고 말했다.

반면 금투협은 "초대형IB 발행어음은 은행 예금과 전혀 다른 기업금융형 상품이기 때문에 증권사의 기업 분석 노하우를 최적화 시킬 수 있으며 초대형IB의 본질은 증권업계와 기업간의 상생"이라고 맞섰다.

▲ 금융당국 관계자는 "초대형 IB에 대한 은행권의 시비와 간섭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며, 금융업 인가권은 민간 협회가 보류하라, 말라 할 수는 영역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BN
초대형 IB 관련해 업무영역 해석을 놓고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가 격돌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신탁업법 제정과 금융권 겸업주의 전환 여부를 둔 '운동장론'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 번째 갈등이다.

초대형 IB 인가권이 있는 금융당국 관계자는 “초대형 IB는 일단 증권사 수익 확대 방안이 아니라, 정부의 기업 육성 방안인 ‘혁신창업 생태계’ 구축과 IB 활성화로 기업 지원이 목적”이라면서 “인가 규정은 법에 뚜렷하게 명시돼 있기 때문에 법리로 풀어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정책 방향은 내용이 가감될 수 있는 유연한 판단이 가능하지만, 사업 인가 여부 판단은 법으로 정해진 대로 내릴 수 밖에 없다"면서 "초대형 IB에 대한 은행권의 시비와 간섭이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며, 금융업 인가권은 민간 협회가 보류하라 말라 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이 가진 금융업 인가권은 자본시장법처럼 관련 영역 법에 근거한다. 법에 근거한 부분과 당국 업무를 부정하거나 방해한 민간 조직은 현행법상 행정벌 대상이다. 합법적인 금융당국 업무를 방해한 이숨투자자문의 경우 등록취소, 과태료 부과와 함께 관련 임원 해임과 면직 등 징계를 받았다.

현재 국회에서는 초대형IB 기업 신용공여 확대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당초 정무위는 초대형 IB의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하고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한정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는 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기대하는 문재인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는 등 세부안을 짜고 있는 시점에 초대형 IB가 출현해야 현실에 부합하는 금융정책이 된다고 판단한다.

금투협은 “은행과 벤처캐피털 중심의 자금 공급으로는 혁신 기업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초대형 IB 인가로 약 50조 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도가 지나치게 금리장사에 올인 하는 은행권이 ‘땅 짚고 헤엄 치기식’ 이자놀이로 사상 최대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면서 "이자 수입에 의존하는 은행은 약간의 비교와 경쟁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당국의 금융업 인가에도 참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금융 산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는 은행이 가계 주택대출에 의존해왔겠지만 앞으로는 기업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업 가치평가 모형을 개발해 여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경쟁력을 쌓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