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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의 아트+머니] 돈 버는 힘과 사랑하는 능력은 서로 반비례한다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7-11-08 00:00

예술 경영에 관심이 많고, 그림에 투자하는 기자입니다. 금융감독원과 증권사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관련된 돈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재테크는 <좋아하는 대상>과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디치 가문과 같은 금융사의 행보를 기대합니다.

▲ 돈이 사랑을 영원히 대신할 수는 없다. 재물이 주는 기쁨은 길어야 1년 정도 유지되는 휘발성의 감정이기 때문이다. 돈을 잘 벌수록 그에 반비례해서 사랑하는 능력이 줄어든다는 심리학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게 들린다

남자는 대부분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한다. 그를 사랑하는 여자도 남자가 돈이 많기를 바라는 쪽이 많다. 하지만 돈과 사랑 사이에는 반비례가 성립된다는 것을 기자는 최근에야 깨닫게 됐다.

인간관계가 만족스럽고 사랑하는 사람과 교감이 잘 이뤄질 때는 돈에 대한 욕망이 줄어든다. 마음이 풍족하고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으니 세상이 다 내 것 같기 때문이다. 태평성대엔 영웅이 없고, 평온한 시기엔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반대의 경우를 보자. 사랑을 잃거나 안정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람은 거기서 얻지 못한 바를 돈에서 얻으려고 한다.

기를 쓰고 돈 벌려고 발버둥치는 사업가를 여럿 보았다. 대부분 불안한 가정 생활과 균열된 관계에서 느끼는 결핍감이 크다고 했다. 실제 돈을 많이 벌면 감정적 결핍이 일정 부분 해소되는 면이 있다고 한다. 어떤 심리학자들은 돈이란 정서적 결핍감을 해소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까지 했다.

▲ 돈을 선택하는 게 최선의 답은 아니겠지만, 돈을 손에 넣겠다는 욕망은 어지간하면 이기기 어렵다. 비록 사랑이 돈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도 말이다.

하지만 돈이 사랑을 '영원히' 대신할 수는 없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교만하다. 사람이란 익숙해지면 그 소중함을 잊게 되는 동물이고, 재물이 주는 기쁨도 길어야 1년 정도 유지되는 휘발성 감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돈을 잘 벌수록 그에 반비례해서 사랑하는 능력이 줄어든다는 심리학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게 들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많은 돈은 우리에게 '게을러도 된다'고 유혹한다. 돈이 생기면 사람은 나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되는 것이다. 떠나가는 사랑을 방치(?)하거나, 사랑을 지속해나가려는 노력을 안 하게 된다는 뜻이다. '가정적인 남자는 돈 버는 능력이 없고, 재력 있는 남자는 성격이 까칠하다'는 세간의 말도 이래서 나온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돈과 사랑. 물론 이 둘을 우리는 한꺼번에 가질 수도 있다.

단지 사람이라는 동물이 교만하기 쉬워서, 한쪽을 가지면 다른 한쪽을 향해 노력하는 데 게을러질 뿐이다. 성실한 노력과 자기 반성으로 둘 다 유지해나가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일단 부지런하다는 특성이 있다.

이쯤에서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생존'을 우선하는 쪽으로 진화됐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진화생물학에 기반한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서은국 심리학자는 "인간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생존'이 가장 큰 목표이고, 생존하기 위해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들은 '사랑의 기회'와 '돈 벌 기회'가 동시에 다가오면 대부분 망설임 없이 후자를 택한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진화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돈을 선택하는 게 최선의 답은 아니겠지만, 돈을 손에 넣겠다는 욕망, 생존하겠다는 열망을 따르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비록 사랑이 돈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도 말이다. '생존'이라는 가치는 그만큼 필사적이다. 돈과 사랑, 무엇을 선택하든 결과는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