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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2017] "금융위 유권해석→삼성 이건희, 차명계좌서 4.4조 찾아가"

금융위원회 "차명 거래도 주민등록증만 확인하면 실명..실명 전환 대상 아냐"
박용진 "97년 대법원 판결, 금융실명제 업무지침과도 달라..삼성은 약속 어겨"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7-10-16 12:31


▲ ⓒ박용진 의원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08년 삼성 특검에서 확인된 차명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하기는커녕, 누락된 세금도 내지 않고 4조4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대부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이 차명계좌에 있던 돈을 찾아갈 수 있었던 단초는 금융위원회의 잘못된 유권해석 때문이란 지적이다. 아울러 이 유권해석은 1997년 대법원 판결과 금융실명제 업무지침과도 어긋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비판했다.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64건의 은행계좌는 단 1건만 실명으로 전환됐고 63개 계좌는 모두 계약해지 또는 만기해지됐다.

957개 증권계좌는 단 한 건도 실명 전환되지 않은 채 모두 전액 출금됐다. 이중 646개 계좌가 폐쇄됐고 현재 311개 계좌가 유지되고 있으나 잔고가 없거나 고객 예탁금 이용료 등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실은 “2008년 4월 17일 조준웅 삼성 특검은 486명의 명의로 1199개의 차명계좌에 약 4조5373억원 상당의 이건희 차명재산이 예치돼 있다고 발표했다”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중 주식과 예금 약 4조4000억원을 이 회장이 찾아간 것으로 나온다”고 설말했다.

그러나 당시 이 회장측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조세포탈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경영권 보호를 위해 명의 신탁한 것으로 모두 이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겠다”며 “누락된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남는 돈은 유일한 일에 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국민약속과 달리 실명전환을 하지 않고 과징금도 내지 않은 채 차명계좌 돈을 모두 찾아갔다는 게 박 의원실의 지적이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이같은 일은 금융위가 2009년 경제개혁연대에 제출한 유권해석 때문으로 가능했다. 금융위는 “차명계좌는 비실명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실명제에 따른 실면전환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박 의원실 질의에서도 “차명거래에 의한 기존 금융자산이라도 그 명의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실명(주민등록표상 명의)이라면 이는 기존 비실명자산에 속하지 않아 실명전환 대상이 아니다”고 답했다.

차명계좌라도 주민등록증만 확인되면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금융회사도 거래자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해야 하고,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비실명계좌를 모두 실명 전환해야 한다는 금융실명법 제3조를 무시한 채 이건희 차명계좌에 있던 비실명재산을 모두 지급했다.

박 의원실은 이는 1998년 8월 21일에 ‘차명계좌는 당연히 실명전환 대상’이란 대법원 판결(98다12027)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금융위가 2008년 발간한 금융실명제 종합편람에도 ‘차명계좌를 실명전환해야 한다’고 해놓고 엉뚱하게 유권해석을 내렸단 게 박 의원실의 설명이다.

금융위의 유권해석은 1997년 4월 17일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된 판결에서 대법권 2명이 보충의견으로 내놓은 것을 근거로 하는데 보충의견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실은 “금융위가 이를 모를리 없는데도 1997년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유권해석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위는 “이른바 ‘차명거래에 의한 기존 금융자산이라도, 그 명의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실명(주민등록표상 명의)이라면 이는 기존 비실명자산에 속하지 아니하여 실명전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 내용”이라며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삼성은 대국민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고 금융위는 이건희 회장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아직 10년 시효가 살아있는 만큼 금융위가 금융적폐를 청산한다는 사명으로 과징금과 이자 및 배당소득세를 추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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