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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욱의 건썰(說)] 치부 드러낸 재건축 수주전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등록 : 2017-10-16 06:01

수십만원의 현금과 상품권 다발, 명품 가방까지. GS건설은 롯데건설과 경쟁을 벌인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이 회사가 설치한 '매표 시도 제보에 대한 신고센터'의 운영 결과를 공개했다.

GS건설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6일간 227건의 금품 향응 제공 등에 관한 자진 신고 상담 요청이 있었고 이 중 실제로 금품을 받은 25건을 접수해 수사 의뢰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GS건설은 이와 함께 '롯데 B/M 특별관리자'라는 문건을 공개해 특정 대상이 롯데건설이라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물론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

GS건설은 잠실 미성크로바와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롯데건설이 미성크로바를, GS건설이 한신4지구를 각각 손에 넣었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

자진 신고를 받기 위해 GS건설이 내세운 포상금은 최대 5000만원, 총 70억원이다. GS건설은 반포1단지와 미성크로바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신 후 조합원들에게 불법행위를 신고하라며 독려 문자를 보냈고, "다시 선택을 받고자 한다"고도 이야기했다. 또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가 결격 사유가 발생해도 조합의 찬반 투표로 시공사 교체가 가능해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가 없다며 조합원들을 설득했다.

사실 국토부와 구청에서도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건설사가 상대 회사를 타깃으로 신고를 받았다는 점은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 GS건설이 자체적으로 신고를 받은 이유는 현재 도시정비법은 금품 제공자뿐만 아니라 이를 수수하거나 약속한 조합원도 처벌대상으로 하고 있어 신고를 주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토부는 강남 재건축 수주전이 지나친 과열 양상으로 흘러가자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입찰 배제 또는 자격 박탈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GS건설은 이에 불법 행위가 확인됐다며 빠른 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금품 제공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렇게 건설사가 나서 공개한 경우는 사례가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 역시 과열된 수주전의 단면처럼 보여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GS건설의 의도가 어떻던 국토부는 '엄중조치'하겠다고 밝힌 바대로 사실 확인 등에 나설 수밖에 없다. 반발하고 있는 롯데건설 역시 사실이 아니라면 떳떳하게 조사받으면 될 일이다. 국토부 역시 금품 제공 여부 확인에 그치지 말고 그간의 행태를 분석해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면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