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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친’ 쌍용차 vs ‘분열’ 한국지엠, 3위 승부 갈랐다

쌍용차, 8년째 무분규…까다로운 주문생산방식 "공장가동률 높일 수 있다면 수용"
한국지엠, 철수설로 구매 심리 약해진 마당에 임협 대립국면 장기화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7-10-13 06:00

▲ 티볼리 아머ⓒ쌍용차

완성차 5위의 쌍용자동차가 출시한지 2년 반이 훌쩍 넘어선 티볼리의 인기로 한국지엠을 따돌리고 3위로 올라섰다. 식지 않는 티볼리의 인기는 현대자동차 코나, 기아자동차 스토닉 등 쟁쟁한 경쟁모델에 맞서 주문제작형 ‘기어에디션’ 같은 상품성 개선에 사측과 노조가 똘똘 뭉친 결과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9월 내수에서 쌍용차는 9465대를 판매해 8991대에 그친 한국지엠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전년동월대비 18.2%나 급증한 수치다.

내수 판매에서 한국지엠을 넘어선 원동력은 바로 티볼리다. 5097대를 팔아 전년동월대비 25.7% 늘어났다. 전달에 비해서도 21.7%나 증가했다.

쌍용차 노사는 완성차 중 가장 먼저 지난 8월 임금협상에 합의했다. 8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면서 노사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힘을 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지난 2013년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이후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등에 대해 점진적으로 복직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3년 가까이 돼 가는 티볼리의 상품성 개선을 위해 노사간 상생의 합작품인 ‘주문제작 방식의 티볼리 아머 기어에디션’을 선보인 것은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지난 7월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된 티볼리 아머는 3855대가 팔렸는데 이중 주문제작형 방식의 기어에디션 모델은 1300여대에 달했다. 기어에디션 판매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이다.

기어에디션은 소비자가 다양한 내외장 사양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선택해 주문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아웃사이드미러, 리어 LED 윙로고 엠블럼, 도어스팟램프, 블랙휠, 루프컬러, 데칼 등 조합을 통해 수십만 가지 서로 다른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생산 노동자 입장에서는 높은 집중력과 손이 훨씬 더 가는 상당히 까다로운 모델일 수밖에 없다.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놓을 수조차 없는 모델이다.

현대.기아차와 같이 노조와의 양산 합의 절차가 까다로운 곳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식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생산효율성도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십만 가지 조합이 가능한 주문제작은 작업자가 하나하나 다른 주문의 부품을 조립해야함에 따라 신경 쓸 일이 아주 많다”라며 “노조원들이 이를 감내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의 요구 사항에 맞춰준다면 판매가 늘어나고 그러면 생산이 더 많아진다는 선순환의 시너지를 내다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업자가 실수하면 자신의 책임이 되기 때문에 이 같은 방식을 피하려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모두 다 살길이라는 상생의 태도로 노조가 받아들였던 것”라고 덧붙였다.
▲ 트랙스ⓒ한국지엠

반면 철수설로 시름을 앓고 있는데다가 임금협상에 노사간 골이 깊어지고 있는 한국지엠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36.1%나 급감했다.

대다수 모델이 30~40%가량 빠진 가운데 소형SUV모델인 트랙스만 1213대로 40% 가까이 성장했다. 현재로서는 곤궁한 형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 만큼 저력을 품은 모델이 보이지 않아 앞으로 더 문제다. 올 한해 성적을 책임질 ‘효자’로 기대를 모았던 신형 크루즈 판매는 417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도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간 장기대치 국면은 영업에 쏟아야할 여력을 허공으로 분사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부터 임금협상을 시작했지만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고 있어 임금 교섭이 이달 중순 이후에나 가능해 보인다. 5차례의 부분파업과 함께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지난해와 같이 노사대립으로 인한 파업으로 생산차질 또 발생한다면 가뜩이나 철수설로 불안해진 소비심리에 스스로 기름을 뒤집어쓰는 ‘자승자박’이 될 수 있다"라며 "최악의 실적에도 불구 노사간 분열은 영업을 더욱 위축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