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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지주사 전환 '바람'…"대주주 힘·기업가치 UP"

'롯데지주' 12일 공식 출범…'원톱'체제 강화
현대중공업 지주사 전환 이어, 효성그룹 내년 초 전환 마칠 듯
지주사 요건 강화 입법 추진…조세특례제한법 내년 일몰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등록 : 2017-10-13 06:00

▲ ⓒEBN

대기업들의 지주사 전환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 들어 현대중공업, 오리온 등이 지주사 전환 후 재상장을 완료했고 효성그룹은 최근 지주회사 전환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롯데그룹은 모태회사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계열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사 체제로 바꿨다. 이랜드, SK케미칼 등도 올 연말까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를 분리하는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표면적으로는 경영 효율성, 기업가치 상승, 대주주 지배력 강화 등의 이유를 꼽지만 이면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해가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12일 '롯데지주 주식회사(이하 롯데지주)'를 공식 출범시켰다.

롯데지주는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 등 3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롯데지주의 대표이사는 신 회장과 황 실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13.0%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은 4.5%에 그쳐 신 회장의 롯데그룹 경영권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는 지주회사가 별도의 사업 없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다. 이에 따라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그룹의 사업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사업 발굴·인수·합병(M&A) 추진 등을 중점적으로 수행할 전망이다.

효성그룹은 사실상 지주체제 전환에 나선 상태로 연내에 착수해 늦어도 내년 안에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효성그룹이 사업회사 ㈜효성과 지주회사 효성홀딩스로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섬유와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등 각 부문별 사업목표가 상이한 만큼, 효성홀딩스를 통해 각 자회사를 총괄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효성그룹의 지주체제 전환 시나리오는 △㈜효성을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 △가칭 지주사 효성홀딩스가 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한 뒤 지주회사는 자회사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지주회사가 주식을 발행, 현물출자한 주주들에게 배정 △지주회사 규제에 적합하도록 지분 조정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4월 현대로보틱스를 인적분할해 지주사로 삼는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진행했다. 사업부문에 따라 현대로보틱스,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등 4개 회사로 분할했다.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는 8월 2일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교환으로 자회사 지분율을 현대중공업 27.84%, 현대일렉트릭 27.64%, 현대건설기계 24.13%를 확보했다. 정몽준 이사장의 지주사 지분율도 기존 10.2%에서 25.8%로 크게 높아졌다.

재계는 이처럼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가속화와 관련,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과 무관하지 않다고 풀이하고 있다. 지주사 요건이 강화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어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사 전환 시 지주사가 상장 회사인 자회사의 20%, 비상장사인 자회사의 40% 지분을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하면 자회사 의무 보유 지분율이 각각 30%, 50%로 높아진다.

지주사 부채비율 한도도 200%에서 100%로 낮아져, 자회사 지분 교환(스와프)이나 대출을 활용하기 어려워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주사 전환 시 양도소득세 및 법인세 과세를 이연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의 조항도 2018년까지만 적용된다. 국회 논의를 통해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지만, 일몰될 가능성이 더 높은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 제도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요소를 함께 갖고 있다"면서도 "지주사 전환 꼼수를 막기 위해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데, 과도한 지분율 규제는 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막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